"어린이공원서 공놀이 자제하세요"…노는 건 좋지만 시끄러운 건 싫다?

방제일 2024. 3. 1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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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시내 한 어린이공원에 '공놀이를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는 사진이 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며 누리꾼의 시선이 엇갈린다.

어린이공원에서 어린이 공놀이를 자제하라는 것은 억지라는 비판과 더불어 근본적으로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없어서 발생하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어린이공원 내 공놀이를 금지할 수 없으니 공놀이를 하더라도 과도한 소음을 내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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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측 "상충되는 민원에 절충한 것" 해명
어린이공원 면적 주는게 문제란 지적도 나와

최근 서울 시내 한 어린이공원에 '공놀이를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는 사진이 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며 누리꾼의 시선이 엇갈린다. 어린이공원에서 어린이 공놀이를 자제하라는 것은 억지라는 비판과 더불어 근본적으로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없어서 발생하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0일 X(옛 트위터)에는 서울 양천구 주택가에 있는 '앞산어린이공원'에 붙은 현수막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현수막에는 '어린이 공원 내 축구, 야구 등 공놀이 자제해주세요'라는 안내와 함께 '이웃 주민이 공 튀기는 소음에 힘들어한다'는 내용이 적혔다. 게시자는 양천구청으로 돼 있다.

이 현수막 사진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하면서 누리꾼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어린이공원에서 어린이가 공을 갖고 놀지 못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주로 나왔지만, 다른 한편에선 "밀집한 주택가에선 공원 소음이 상당하다", "민원 시달리는 공무원은 무슨 죄인가" 등의 의견도 있었다.

'공놀이 자제'를 내건 현수막 자체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일부 누리꾼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 "그냥 어린이공원이란 말을 떼라", "어린이들이 어린이답게 노는 게 무슨 문제"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이제 놀이터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사라졌다"며 "이 모든 게 어른들의 이기심"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10년 새 서울 시내 어린이공원 꾸준히 감소해
양천구 인근의 한 어린이 공원.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양천구청]

양천구청은 어린이공원과 관련해 상충하는 내용의 민원이 다수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청의 한 관계자는 한 매체에 "‘아이들의 공놀이를 금지해달라'는 민원과 '왜 공놀이를 못 하게 하느냐’는 민원이 함께 들어온다”며 “양측 민원을 절충해서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현수막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공원 내 공놀이를 금지할 수 없으니 공놀이를 하더라도 과도한 소음을 내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시간대를 지정해 공놀이 제한 아이디어로 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구청 관계자는 “시간대별로 공놀이를 제한하면 아이들의 놀 시간을 시간대별로 제한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주민 의견 수렴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가 밀집 지역에선 작은 어린이공원이 아이들을 위한 유일한 숨통"이라며 “인근 학교의 외부 개방 시간도 짧아지면서 사실상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울에선 어린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어린이공원의 면적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 서울시가 내놓은 통계를 보면, 최근 10년 사이 서울 시내 어린이공원 수는 2013년 1301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줄어 2022년에는 1248곳으로 감소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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