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비싸니까 주목... 만원으로 차린 봄 밥상
유영숙 2024. 3. 12. 08:21
가격 착한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 보약이 따로 없다
재료를 사려고 집 앞 슈퍼에 들렀다. 마침 냉이가 있어서 냉이 한 봉지와 초당두부, 굴피 미역과 브로콜리 하나를 샀다. 냉이 넣은 된장국과 묵은지를 들기름에 볶아서 두부김치를 만들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기로 입맛이 없기에 냉이 넣은 칼칼한 시래기 된장국과 매콤한 두부김치가 맛있을 것 같았다.
먼저 사 온 냉이를 깨끗이 씻었다. 시든 잎을 다듬고 여러 번 깨끗하게 씻어서 시래기가 든 냄비에 넣었다. 냉동실에 있는 얼린 다진 마늘 한 조각과 썰어놓은 청양고추를 넣고 육수 알약 하나도 넣었다. 친정엄마가 담가주신 시골 된장을 짜지 않도록 조금 넣었다. 한소끔 끓이니 맛있는 냉이 시래기 된장국이 완성되었다. 간이 딱 맞았다.
다음에는 초당두부를 올리브 오일과 들기름을 넣고 노릇노릇 구웠다. 이건 남편이 하였다. 두부 굽는 동안 묵은지 한 포기를 썰었다. 묵은지가 있으니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가끔 돼지고기 묵은지 찜과 고등어 조림, 묵은지 닭볶음탕을 만들어 먹는다. 묵은지도 올리브 오일과 들기름 넣고 볶다가 설탕만 조금 넣으면 완성이다. 마지막에 통깨도 솔솔 뿌려주었다.
브로콜리도 잘라서 살짝 데친다. 물에 소금을 반 숟가락 정도 넣어서 끓이면 파랗게 잘 데쳐진다. 너무 오래 삶지 말고 2분 정도 삶으면 알맞게 익는다. 데친 굴피 미역과 같이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요즘 채소 가격이 조금 떨어져서 하나에 천 원 정도 하니 영양 많은 브로콜리는 부담 없이 늘 먹을 수 있다.
칼칼한 맛에 입맛이 돌았다. 근사한 요리가 아니어도 제철에 나는 재료로 차린 밥상은 보약이 된다. 맛있게 먹고 감기도 똑 떨어지길 바란다. 남편과 둘이서 먹으니 많이 먹지 않는다. 굴피 미역과 브로콜리는 이삼일 동안 식탁에 오를 거라서 우리 집 만원의 행복은 며칠 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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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숙 기자]
요즘 물가가 정말 비싸다. 언론에서도 늘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내린다. 특히 설 명절 때부터 사과가 비싸다는 이야기가 많다. 며칠 전에 뉴스를 보는데 기자가 마트에서 사과 한 봉지를 사서 직접 들고 출연했다. 사과값이 비싼 이유는 가을에 사과나무가 냉해를 입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요즘 대형마트는 잘 가지 않는다. 대형마트에 가면 꼭 필요하지 않은 것도 사며 과소비를 하게 된다. 주로 아파트 상가에 있는 작은 마트나 동네에 있는 슈퍼에 간다. 두 곳에서 파는 신선 식품 가격을 비교해서 산다. 지난주에는 오이 피클을 담그고 싶어 마트에 갔다가 너무 비싸서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다가 그냥 왔다.
며칠 전 감기 기운이 있어서인지 된장국이 생각났다. 남편에게 저녁에는 시래기 된장국을 끓여 먹자고 했다. 그 소리에 냉이나 쑥 같은 것을 넣어 끓이면 맛있겠다고 했다. 얼마 전에 홈쇼핑에서 양구 펀치볼 시래기를 주문했다. 삶아서 된장을 조물조물한 거라서 물만 넣고 끓이면 된다.
▲ 시래기와 냉이 양구 펀치볼 시래기는 된장으로 양념이 되어 있어서 물만 넣고 끓이면 된장국이 된다. 여기에 냉이를 넣으니 상큼한 봄 냄새가 나는 시래기 냉이국이 되었다. |
ⓒ 유영숙 |
재료를 사려고 집 앞 슈퍼에 들렀다. 마침 냉이가 있어서 냉이 한 봉지와 초당두부, 굴피 미역과 브로콜리 하나를 샀다. 냉이 넣은 된장국과 묵은지를 들기름에 볶아서 두부김치를 만들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기로 입맛이 없기에 냉이 넣은 칼칼한 시래기 된장국과 매콤한 두부김치가 맛있을 것 같았다.
적은 돈으로 오늘은 상큼한 건강 봄 밥상을 차렸다. 냉이 2,500원, 초당두부 2,500원, 굴피 미역 1,500원, 브로콜리 1,000원, 알배기 배추 1,500원이다. 만 원도 안 들었다. 집에 있는 시래기와 묵은지를 활용하고 늘 떨어지지 않는 콩자반과 멸치볶음을 반찬으로 낼 거다.
▲ 냉이 시래기 된장국 시래기에 냉이를 넣어서 칼칼한 된장국을 만들었다.우리집 냉장고에 늘 다진 마늘과 파, 썰어 놓은 청양고추가 있다. |
ⓒ 유영숙 |
먼저 사 온 냉이를 깨끗이 씻었다. 시든 잎을 다듬고 여러 번 깨끗하게 씻어서 시래기가 든 냄비에 넣었다. 냉동실에 있는 얼린 다진 마늘 한 조각과 썰어놓은 청양고추를 넣고 육수 알약 하나도 넣었다. 친정엄마가 담가주신 시골 된장을 짜지 않도록 조금 넣었다. 한소끔 끓이니 맛있는 냉이 시래기 된장국이 완성되었다. 간이 딱 맞았다.
▲ 묵은지로 만든 두부김치 집에 있는 묵은지를 볶아서 매콤한 두부김치를 만들었다. |
ⓒ 유영숙 |
다음에는 초당두부를 올리브 오일과 들기름을 넣고 노릇노릇 구웠다. 이건 남편이 하였다. 두부 굽는 동안 묵은지 한 포기를 썰었다. 묵은지가 있으니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가끔 돼지고기 묵은지 찜과 고등어 조림, 묵은지 닭볶음탕을 만들어 먹는다. 묵은지도 올리브 오일과 들기름 넣고 볶다가 설탕만 조금 넣으면 완성이다. 마지막에 통깨도 솔솔 뿌려주었다.
냄비에 물을 넣어 전기레인지에 올려놓고 물이 끓는 동안 굴피 미역을 씻어서 큼지막하게 잘라서 데쳤다. 굴피 미역은 올겨울 밥상에 자주 등장하는 우리 집 단골 메뉴다. 쌈 다시마와 비슷하게 생겼다. 신기하게 진갈색 미역을 끓는 물에 넣으면 초록색으로 변한다. 신기하다. 바로 꺼내서 찬물에 헹구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물기를 짜서 초고추장에 찍어서 먹는다.
▲ 굴피 미역 다시마를 닮은 굴피 미역은 데치면 초록색이 되어 눈부터 즐겁게 한다. |
ⓒ 유영숙 |
브로콜리도 잘라서 살짝 데친다. 물에 소금을 반 숟가락 정도 넣어서 끓이면 파랗게 잘 데쳐진다. 너무 오래 삶지 말고 2분 정도 삶으면 알맞게 익는다. 데친 굴피 미역과 같이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요즘 채소 가격이 조금 떨어져서 하나에 천 원 정도 하니 영양 많은 브로콜리는 부담 없이 늘 먹을 수 있다.
만원으로 차린 건강 봄 밥상
이제 오늘 준비한 음식으로 식탁을 차렸다. 오늘 메인인 두부김치를 가운데 두고 그 위에 나눔 접시에 담은 굴피 미역과 브로콜리, 초고추장을 놓았다. 옆에는 집에 늘 있는 밑반찬인 콩자반과 멸치볶음, 조금 남은 콩나물 볶음을 담았다. 알배기 배추와 남편이 식사 때마다 늘 한두 개씩 먹는 청양고추도 올려 주었다.
▲ 만원의 행복, 봄 건강 밥상 적은 돈으로 봄 건강 밥상을 차렸다. 감기로 입맛이 없었지만 맛있게 잘 먹었다. |
ⓒ 유영숙 |
칼칼한 맛에 입맛이 돌았다. 근사한 요리가 아니어도 제철에 나는 재료로 차린 밥상은 보약이 된다. 맛있게 먹고 감기도 똑 떨어지길 바란다. 남편과 둘이서 먹으니 많이 먹지 않는다. 굴피 미역과 브로콜리는 이삼일 동안 식탁에 오를 거라서 우리 집 만원의 행복은 며칠 갈 거다.
그동안 움츠렸던 어깨를 쭉 펴고 씩씩하게 보내야겠다. 꽃샘추위로 아직 봄기운을 확실하게 느끼지 못하지만, 벌써 민들레꽃을 보았다고 한다. 산수유도 피고 개나리 소식도 들려온다. 곧 밥상 물가가 안정되어 시장 가는 일이 즐겁길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에도 발행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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