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전환 땐 자살 생각 2배 증가… 머신러닝 활용해 규명

이해준 2024. 3. 1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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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콜센터협의회 조합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비정규직 상담사 240명 집단해고, KB국민은행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정규직이었다가 비정규직으로 근무조건이 바뀌면 자살 생각을 할 가능성이 2배가량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소속 윤재홍 박사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지환 박사(공동 1저자)·김승섭 교수(교신저자)는 '고용상태의 변화가 자살사고와 우울증세에 미치는 인과적 영향'이라는 논문에 이같은 결과를 공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 결과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로조건이 바뀐 집단은 정규직을 유지한 집단보다 자살 생각을 할 확률이 2.0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을 겪는 비율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규모로 높았다. 논문은 지난 11일 산업보건분야 국제학술지인 '스칸디나비안'(Scandinavian)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19세 이상 임금 노동자 3621명을 분석했다. 최초 등록 땐 모두 정규직이었지만 이들 중 10.8%의 노동자들은 이듬해 비정규직으로 바뀌었다.

이번 연구는 인과관계 분석에 주로 쓰이는 통계기법인 로지스틱 회귀분석법이 아니라 머신러닝을 활용해 주목받았다.

고용형태 변화가 자살 생각 등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분석한 연구는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교신저자인 김승섭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컴퓨터 과학과 함께 발전한 머신러닝 기술이 빅테크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주로 쓰이는 것을 보고, 사회 취약계층의 건강을 연구하는 데에도 사용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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