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업계 강자도 변신” 스타벅스, 레드오션 생존 전략으로 ‘주류’ 선택
저녁 시간대 매출 늘리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
스타벅스 코리아가 레드오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주류 판매를 본격화 하는 등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화 상태인 커피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커피전문점의 취약 시간인 저녁 시간대의 매출을 늘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커피전문점 매장 수는 9만5801개로 전년 같은 달(9만3069개)보다 2732개(2.94%) 늘었다.
최근 글로벌 커피전문점들이 잇따라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낙점하고 잇따라 상륙하고 있다. 가뜩이나 물가상승과 시장 포화로 국내 커피전문점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대형 커피 브랜드까지 가세하면서 ‘카페 전쟁’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국내 신생 커피 브랜드들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점유율 1위 이디야커피가 약 35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가 각각 2000개, 1720개, 빽다방과 더벤티도 1000개 이상의 가맹점을 운영하며 빠르게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한국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는 이유는 커피 문화가 잘 정착돼 있어서다. 과거에는 커피의 맛보다는 식후 습관적으로 마시거나 대화를 위해 부수적으로 마시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커피의 원두나 추출방식을 확인하며 커피를 음용하는 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다만 업계는 과당경쟁을 우려하고 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스타벅스, 투썸 등 대형 커피전문점이 생기는 것에 대해 극도로 경계했다면, 이제는 비슷한 저가커피 브랜드가 생기는 것이 업계 공통적인 고민거리가 됐다. 매장 운영 지역마다 저가커피의 수요는 한정적이다.
이에 최근 스타벅스는 더는 카페가 커피만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부도 하고 식사도 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만큼 푸드 메뉴를 강화하기로 했다. 노트북 사용을 위한 콘센트를 대폭 늘리는가 하면, 허기를 채울 수 있는 다양한 사이드 메뉴를 늘리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7월 맥도날드의 히트작들을 탄생시킨 최현정 한국맥도날드 총괄셰프를 식음 담당으로 영입하며 F&B(식음료) 라인업 강화에 본격 힘을 쏟고 있다. 최 담당은 단순 간식·디저트류 전공이 아닌 컬리너리(culinary·요리) 메뉴 개발 전문가로 알려졌다.
스타벅스가 최근 푸드 라인업을 강화하는 건 객단가를 높히기 위함이다. 스타벅스는 카공족들의 선호가 높은 만큼 고객들의 매장 체류 시간이 긴 편이다. 일반 가맹점으로 운영되는 카페와는 다르게 직영으로 운영되는 데다, 시간에 따른 메뉴 주문에 대한 강압 등이 없다.
스타벅스는 지난 2021년부터 지속가능 경영의 일환으로 식물기반 푸드를 출시해 오고 있다. 식물성 식품에 대한 고객이 관심이 높아지고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됨에 따라 지속가능한 푸드 뿐만 아니라 오트 등을 활용한 음료 개발을 강화하는 추세다.
특정 점포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화 푸드 상품을 선보이며 명소화 전략도 함께 펼치고 있다.
스타벅스는 특화 요소를 반영한 명소 매장 ▲더북한산점 ▲더북한강R점 ▲더양평DTR점 ▲더여수돌산DT ▲더제주송당파크R점으로 총 다섯 곳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주류도 판매에도 시동을 걸었다.
스타벅스는 부산 등 일부 지역 매장에서 이르면 이달 말부터 알코올이 들어가는 제조 음료를 판매할 예정이다. 술 메뉴를 만들어 팔기 위해 영업 허가를 기존 ‘휴게음식점’에서 ‘일반음식점’으로 변경하는 작업도 완료했다.
스타벅스는 부산 해운대 매장인 엑스더스카이점에서 이달 말부터 칵테일 등 지역 특색에 맞는 음료 메뉴를 개발해 판매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국내 스타벅스 매장에서 술 음료를 직접 만들어 파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의 부산 매장 술 음료 판매 성공이 확인되면 스타벅스를 포함한 다른 커피전문점들의 잇단 매장 영업허가 변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바라보고 있다. 바닷가 등 특수 점포를 중심으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스타벅스 관계자는 “이달 말께 관광상권 특화 매장인 해운대 엑스더스카이점과 제주 지역 특화매장 1곳 등 2곳에서 알코올이 들어간 신규 특화 칵테일 음료 선보일 예정”이라며 “특색 있는 매장의 콘셉트에 맞는 특화 음료는 지속 개발 예정이나,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의 추가 및 판매 매장 확대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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