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전기차 급속 충전소, 내년까지 100개소 확보"

김철현 2024. 3. 1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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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P, 2022년 시작해 급속 충전기 100기 설치
올해 목표는 두 배로 늘리는 것
충전 사업 총괄 유대원 CIO 인터뷰

1239km로 국내 최장 국도인 77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안면대로 인근에 ‘워터’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이곳은 최근 전기차 운전자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한 급속 충전소다. 대천해수욕장과 태안 몽산포해수욕장, 낙조 명소인 안면도, 국내 최장 해저터널인 보령해저터널 등 서해안 관광지를 전기차를 운전해 찾았다면 이 충전소를 거치게 돼 있다. 이곳은 태양광 민간발전회사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가 운영한다. 2022년 11월 급속 충전소 사업을 시작한 BEP는 지금까지 이렇게 꼭 필요한 장소 15곳에 급속 충전기 100기를 설치했다. 올해 목표는 이를 두 배로 늘리는 것이다. BEP에서 급속 충전 네트워크 ‘워터’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유대원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만나 구체적인 계획을 들어봤다.

워터 태안 몽산포해수욕장

12일 유 CIO는 "도심, 도로변, 휴게소, 공공기관, 캠핑장 등 장거리 이동 시 충전이 꼭 필요한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 말까지 50곳에 급속 충전기 200기를 설치할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 전국 100개소, 400기의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기차 충전은 급속과 완속으로 나뉜다. 완속 충전은 약 5~6시간 이상이 걸린다. 급속 충전은 이 시간을 10분의 1로 줄여준다. 그런데 전국에 깔린 20만여 개의 충전기는 완속이 90%에 가깝다. 태양광 발전 사업을 하며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투자를 받기도 한 BEP는 여기서 미래 성장성을 포착했다. 지난해 말 기준 2%에 불과한 국내 전기차 누적 보급률이 5%로 올라갈 때를 대비하기로 했다. 유 CIO는 "전기차 충전은 아직 극초기 시장"이라며 "충전이 필요할 때마다 들러서 필요한 양만큼 빠르게 충전한 후 다시 출발할 수 있는 급속 충전소 인프라는 전기차 보급률을 높이는 데 필요조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유 CIO는 전기차 충전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전략을 짰다. 급속 충전에 집중하며, 충전 뒤 정차한 방향 그대로 빠져나가는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적용했다. 지난달 선보인 ‘오토차지’ 서비스는 시간을 더 단축한다. 최초 1회 충전을 했다면 다음번부터는 커넥터만 연결하면 바로 충전을 시작할 수 있다. 충전이 끝나면 앱에 등록된 카드로 바로 결제가 진행된다. 이런 전략은 충전이 잦은 화물 전기차 운전자들부터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유대원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CIO

워터는 이 사업에 뛰어든 지 채 2년이 안 된 후발 주자다. 하지만 목표는 크다. 유 CIO는 "3년 내로 충전기 수량, 이용률, 고객들의 서비스 평가 측면에서 급속 충전 분야 ‘톱 3위’ 사업자로 진입할 것"이라며 "BEP는 이 목표를 가능하게 할 인력과 자본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유 CIO의 말대로 BEP는 국내 250여곳에 태양광 설비를 보유하고 있고 태양광 자산 규모 기준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77.4%에 달할 정도로 사업이 안정적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103MW(메가와트) 규모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에 대해 여러 국내 대기업과 20년간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충전 시간을 줄이는 것을 넘어, 이용자들이 충전을 기다리는 동안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유 CIO는 "버거킹 같은 브랜드와 협업하며 도심 곳곳에 충전기를 설치하고 있다"며 "다른 리테일 브랜드와의 협업도 검토하고 있고, 부동산 임대 기업과도 협력해 패션 브랜드가 장기 임대하는 지상 주차장이나 도심 내 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신규 충전소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BEP가 지향하는 것은 ‘100% 깨끗하고 안전한 전력을 만들어가는 회사’다. 유 CIO는 "전기차 급속 충전 사업은 탄소 감축을 앞당길 수 있는 전기차 보급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이는 클린에너지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기후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BEP는 목표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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