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김정은 핵협상 의지없어…핵과 중·러 밀착으로 체제 유지노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독재 체제를 보장할 최후의 보루로 여기고 있다는 미 정보 당국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은 최근 공개한 연례위협평가 보고서에서 "김정은은 핵 프로그램 폐기 협상에 나설 의도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게 거의 확실하다"며 "김정은은 핵무기를 정권 안보를 지키는 궁극의 장치로 여기며 시간이 지나면 핵 보유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정을 획득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김정은은 미국과 동맹을 위협하는 핵 및 재래식 군사능력을 계속해서 추구할 것"이라며 "오늘날 북한은 경제적 이득과 군사 협력 등을 위해 중국 및 러시아와 협력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미일의 삼각 협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은 미사일 발사 및 핵 위협으로 시위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한미 합동 훈련에 대응해 미사일 발사 및 군사적 시위를 정례적으로 행하고 있으며, 이는 한미 양국의 태도 변화를 강압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 강경 노선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체계와 관련해선 "김정은은 핵무기고 확대 입장을 강력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은 2022년 중반 이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 실험을 재개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북한은 생화학전 능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무력충돌 때나 비 재래식 및 은밀한 공격에 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북한은 재래식 무기 역량을 개선하고 있지만, 다만 미사일 개발 실험 및 배치와 비교해 속도가 느리다"며 "이는 자원 제약에 따른 우선순위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정은은 순항 미사일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극초음속 비행체에 이르기까지 한층 강력한 미사일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며 "이는 미국 및 역내 미사일 방어망을 회피하도록 구성됐으며, 유엔 제재를 위반해 중국 및 러시아로부터 이중 사용 가능한 재화를 수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해선 "북한은 2022년 싱가포르의 블록체인 업체로부터 6억2500만달러를 사이버 공격을 통해 가로챘다"면서 "북한의 사이버 역량은 성숙했고 미국 및 한국을 포함해 광범위한 목표를 대상으로 여러가지 전략적 목적을 수행하는 능력을 완전히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군사력 증강을 위해 학계, 언론계, 방위산업체, 정부 등 각종 기관에서 사이버 공격을 통한 스파이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특히 가상자산 절도와 같은 사이버 범죄를 이어갈 것"이라며 "가상자산으로 현금을 획득하고, 돈세탁에 이용하는 한편 정보기술(IT) 노동자들을 해외에 취업시켜 추가적인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팬데믹 및 극도의 고립에 따른 여파를 극복하려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완전한 통제 정책과 경제적 안녕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김정은 정권은 경제 및 주민들에 앞서 확실한 통제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생활 여건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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