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없앨 수 있어”… 현지 가이드 ‘협박’ 논란 계속

유튜버 '용진캠프'(왼쪽)와 아르메니아 현지 가이드(모자이크)가 식사 자리에서 갈등을 빚는 장면. JTBC 보도 캡처

한 여행 유튜버가 외국에서 현지 한국인 가이드로부터 “너 여기서 없앨 수도 있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밝힌 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가이드로부터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부터 그의 현지 국적 취득 과정에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11일 JTBC ‘사건반장’ 유튜브 채널에는 여행 유튜버 ‘용진캠프’의 사연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달 29일 이 유튜버는 여행사의 협찬을 받아 아르메니아 여행을 갔다고 밝혔다. 항공권은 본인이 부담하고, 여행사에 현지 가이드 비용 2000달러(약 260만원)를 지급해 이 비용으로 유튜버와 여행하도록 돼 있었다.

‘용진캠프’가 현지에서 만난 한국인 가이드는 아르메니아어는 할 줄 모르고 영어로 현지인과 대화했다. 이들은 절벽에 있는 호텔에서 현지인과 식사를 하는 ‘식사 투어’를 하게 됐다. 술과 함께 음식을 먹던 중 가이드가 돌연 “가이드에게 줄 선물도 안 가져왔냐”며 막말을 하기 시작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가이드는 “한국에서 아무것도 안 갖고 왔어? 넌 X아치야. 무슨 120개국을 여행해 놓고 그걸 몰라. 가정 환경적으로 너는 문제가 있어. 큰 실수 한 거야”라고 소리쳤다.

‘용진캠프’는 또 가이드가 갑자기 가이드비를 못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여행사에 확인해 보니 약속됐던 2000달러는 이미 가이드에게 지급된 상태였다.

갈등이 고조되면서 가이드는 “너 맞을래?”라고 위협했고, 이에 ‘용진캠프’도 기분이 나빠 “때려봐요”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가이드는 “내가 너 안 때려. 저기 현지인 데려와서 때리지”라며 “(‘용진캠프’를 가리키며) 나 쟤 지금 여기 아르메니아에서 없앨 수도 있어”라고 말했다.

이어 자리를 피한 ‘용진캠프’의 방을 찾아와 문을 열라며 밤새 난동을 부렸다. 동틀 때쯤 돼서야 가이드가 자러 가자 ‘용진캠프’는 짐을 싸 들고 국경을 넘어 피신했다.

방송에서 사연이 공개된 후 여행사는 ‘용진캠프’에게 사과했다. 가이드는 여행사 측에 “술에 취해 주사를 부린 것이다. 미안하다”고 전했다고 했다. 하지만 직접적인 사과는 없었다.

‘용진캠프’는 가이드와 관련한 시청자들의 제보도 쏟아졌다고 했다. 그는 “(가이드가) 여자들한테도 어떻게 했고, 사기 행각이 있었다는 옛 지인들의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방송의 유튜브 댓글에는 “경찰청 공개수배자와 외형이 비슷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 경찰이 확인해본 결과 동일인은 아니었다. 가이드가 아르메니아 국적 취득 과정에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용진캠프’는 “저한테 (이번 사건은) 트라우마가 됐다. 나중에 이 사람이 말한 것처럼 제 신상의 위협을 받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세계 여행을 하고 세상의 모습을 생방송으로 담는 건 저의 생업이자 꿈인데 이걸 지속 가능할 수 있을까 걱정이 크다”고 호소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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