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자국 교황대사 초치…'백기' 발언에 공식 항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촉구하며 “백기를 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언급해 비판받은 데 대해, 우크라이나가 자국 주재 교황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교황대사 비스발다스 쿨보카스를 외무부로 불러들였다며 “백기를 드는 용기를 내 침략자와 협상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한 교황의 발언에 실망했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교황청의 수장이 앞으로 강자의 권익을 정당화하고 국제법 규범을 무시하도록 독려하는 대신, 선이 악에 대해 승리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합치도록 하는 신호를 보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평화는 공정해야만 하며, 유엔헌장의 원칙 및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 공식’에 기초해야만 한다”고 했다.
앞서 교황은 전날 공개된 스위스 공영방송 RTS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을 보며 국민을 생각하고 백기를 들고 협상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은 결코 항복이 아니다. 국가를 자살로 몰고 가지 않는 용기”라고도 했다. 교황의 발언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이후 러시아 편을 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며 반발이 일자 바티칸 측은 성명을 내고 “교황은 인터뷰어가 사용했던 ‘백기’라는 용어를 선택(그대로 표현)한 것으로, 적대 행위의 중단과 용기 있는 협상으로 도달하는 휴전을 말하기 위해 사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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