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 위험한 ELS보다 훨씬 낫네” 개미는 ‘회사채’ 줍줍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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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가 올해 들어서만 3조원에 육박하는 회사채를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10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회사채 규모는 2조6280억원에 이른다.
2020년 3조1660억원에 불과했던 개인 투자자의 회사채 순매수 규모는 2022년 7조9960억원으로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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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가 올해 들어서만 3조원에 육박하는 회사채를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채권은 정기 예·적금보다 금리 매력도가 큰데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몸값도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반영돼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10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회사채 규모는 2조6280억원에 이른다. 기관 투자자 순매수 규모(2조9330억원)보다 3000억원 차이다. 2020년 3조1660억원에 불과했던 개인 투자자의 회사채 순매수 규모는 2022년 7조9960억원으로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지난해(10조1930억원)에는 10조원 선까지 돌파했다. 지난해 개인 투자자가 회사채 순매수 시장에서 차지한 비중도 53%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다.
개인 투자자가 회사채에 몰리는 첫 번째 이유로는 높은 금리가 꼽힌다.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금 금리는 연 3.5% 안팎에 그친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파킹 통장 금리도 연 2%대 초반까지 내렸다. 반면 ‘투자 적격’으로 인정받는 신용 ‘A’~‘BBB’급 회사채 금리는 연 4~5% 수준으로 비교적 높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서 낯선 간접 투자 상품보다 익숙한 국내 대기업 회사채를 택하는 개인 투자자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중수익 상품에 투자하고자 프라이빗뱅커(PB)를 찾은 고객들이 ELS나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어려운 상품 대신 회사채를 찾는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는 기관이 난색을 보이는 비우량채까지 쓸어 담고 있다. 올해 들어 수요 예측에 나섰던 SLL중앙·AJ네트웍스(BBB+), 콘텐트리중앙·두산퓨얼셀(BBB) 등 신용 ‘BBB’급 회사채 대부분 모집액이 개인 투자자가 몰린 덕분에 목표액을 웃돌았다. 수요가 컸던 두산에너빌리티(BBB+)는 회사채 금리를 예정(민간 평가사 책정 금리)보다 연 1.2% 포인트 안팎 낮춰 발행하기도 했다. 다만 한국토지신탁(A-)과 HL D&I 한라(BBB+)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손실 우려가 있는 기업의 회사채는 모집 창구가 썰렁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기관 투자자에게 팔지 못한 회사채를 개인에게 넘기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CJ CGV는 지난 6일 12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진행했다. 연 7.3%의 고금리를 약속했는데도 240억원 모집돼 80%가 미매각됐다. 영구채라 후순위성이 반영돼 기업 신용 등급(A-)보다 1노치 낮은 BBB+를 받는 데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 비율이 1120%에 이를 정도로 높아 재무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J CGV는 회사채 발행·인수 주간사단으로 KB증권 등 7곳을 대거 지정했다. 이들은 자체 자금으로 회사채를 우선 인수한 뒤 지점 PB를 통해 개인 투자자에게 넘길 예정이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널리 알려진 기업인 데다 금리가 워낙 높아 개인 투자자 선에서 충분히 소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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