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 오스카 7관왕… 놀런, 7전8기 끝에 감독상

임세정 2024. 3. 12.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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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핵무기 개발을 이끈 천재 과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전기 영화 '오펜하이머'가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요 상을 휩쓸었다.

영화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7전 8기 도전 끝에 마침내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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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음악·남우주연 등 싹쓸이
놀런 “영화 역사의 일부, 영광”
‘가여운 것들’도 4개부문 수상
엠마 스톤, 2번째 여우주연상
크리스토퍼 놀런(앞줄 오른쪽) 감독과 아내이자 프로듀서인 엠마 토마스(앞줄 가운데)가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오펜하이머’로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수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핵무기 개발을 이끈 천재 과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전기 영화 ‘오펜하이머’가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요 상을 휩쓸었다. 영화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7전 8기 도전 끝에 마침내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시상식에서 ‘오펜하이머’는 13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음악상, 편집상, 촬영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7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놀런 감독은 이날 생애 최초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다. ‘덩케르크’(2017), ‘인터스텔라’(2014),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 ‘인셉션’(2010), ‘다크 나이트’(2008), ‘배트맨 비긴즈’(2005) 등을 만든 뛰어난 감독으로 평가받는 놀런 감독은 유독 아카데미 감독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오른 것만 이번이 여덟 번째였다.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놀런 감독은 “나를 이 자리까지 이끌어 준 많은 사람이 있다. 킬리언 머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맷 데이먼 등 믿을 수 없이 훌륭한 출연진과 제작진에게 고마운 마음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면서 “영화감독으로 일하는 동안 늘 신뢰를 보내준 가족들, 내 모든 영화와 자식들까지 함께 만든 프로듀서이자 아내 엠마 토머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떨리는 목소리로 “영화의 역사가 100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 그 여정에서 나를 의미있는 한 부분으로 여겨준다는 것이 무척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주인공 오펜하이머를 연기한 킬리언 머피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머피는 “원자폭탄을 만든 사람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고 원자폭탄이 있는 세계에 살고 있지만 우리 모두가 이 세상에 평화를 가지고 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이번 영화로 남우조연상을 받으며 첫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환상적인 연출로 호평받은 ‘가여운 것들’은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미술상, 의상상, 분장상 등을 수상했다. 주연 벨라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 엠마 스톤은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스톤은 ‘라라랜드’(2016) 이후 8년 만에 두 번째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각본상은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추락의 해부’의 쥐스틴 트리에 감독과 아서 하라리에게 돌아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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