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총선서 극우정당 약진… 유럽 또 ‘우향우’

김철오 2024. 3. 12.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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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총선에서 중도우파 사회민주당과 군소 보수정당 두 곳의 야권 연합체인 민주동맹(AD)이 중도좌파 집권 사회당을 근소한 표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AD는 10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99% 개표 기준으로 29.5%를 득표해 사회당(28.7%)을 0.8% 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제1당이 됐다.

직전 2022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120석)을 차지했던 사회당은 이날 40석 이상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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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우파, 중도좌파 집권당 눌러
극우 제3당 ‘셰가’ 캐스팅보터로
포르투갈 보수야당 연합체인 민주동맹을 이끄는 루이스 몬테네그로 사회민주당 대표가 11일(현지시간) 리스본에서 총선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극우 제3당 셰가의 앙드레 벤투라 대표. AP연합뉴스


포르투갈 총선에서 중도우파 사회민주당과 군소 보수정당 두 곳의 야권 연합체인 민주동맹(AD)이 중도좌파 집권 사회당을 근소한 표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극우 포퓰리즘 정당인 셰가(Chega)가 20% 가까이 득표하며 돌풍을 일으켜 ‘캐스팅보터’가 됐다. 유럽의 우경화 흐름이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AD는 10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99% 개표 기준으로 29.5%를 득표해 사회당(28.7%)을 0.8% 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제1당이 됐다. 다만 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 의석(전체 230석 중 115석)에는 크게 못 미쳐 다른 정당들과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AD를 이끄는 루이스 몬테네그로 사회민주당 대표는 11일 새벽 지지자들 앞에서 승리를 선언한 뒤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한 포르투갈에서 사회민주당과 사회당은 오랫동안 번갈아 가며 집권해 왔다. 직전 2022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120석)을 차지했던 사회당은 이날 40석 이상을 잃었다. 사회당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물가와 저임금, 주택 위기, 공공의료 서비스 낙후 문제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가 지난해 11월 참모진의 친환경 사업 부패 스캔들로 사임하면서 총선이 2년 앞당겨 치러졌다.

정권심판론 속에 사회당에서 멀어진 표심을 사로잡은 것은 셰가였다. 셰가는 이번에 득표율 18.1%로 최소 48석을 확보했는데, 이는 2년 전(12석)보다 3배 늘어난 숫자다. AD는 최소 79석을 얻어 2석만 늘렸다. 사회당 이탈표의 상당수는 AD가 아닌 셰가로 향한 셈이다. 셰가는 창당 첫해인 2019년 1개 의석으로 출발한 지 5년 만에 국정의 캐스팅보트를 쥔 정당으로 올라섰다.

셰가는 기성 정당을 비판하며 세력을 확장했다. 포르투갈어로 ‘이제 그만해’라는 뜻인 당명에도 거대 양당을 향한 회의론이 담겼다. 유럽에 널리 확산되는 반이민 정서도 셰가의 자양분이 됐다.

이번 총선 결과는 유럽 내 우경화의 연장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총선에서 극우 자유당이 승리했고, 2022년 이탈리아에선 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취임했다.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극우 돌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CNN은 소셜미디어에서 과격한 발언으로 지지층을 결집한 앙드레 벤투라 셰가 대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고 평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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