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8년 만에 또… ‘이우환 위작 의심 작품’ 유통 의혹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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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거장' 이우환 화백의 위작 논란 작품을 22대 총선 출마자의 배우자가 유통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자에게 십억여원을 빌린 뒤 돈을 갚는 대신 이 화백의 그림을 맡겼는데, 이 작품을 두고 진위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B씨는 이 그림 외에 A씨가 맡긴 이 화백 작품 두 점도 위작으로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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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독촉에 “선거자금 많이 들어”
검찰, 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입건
당사자 “진품 감정서 있다” 부인
‘미술계 거장’ 이우환 화백의 위작 논란 작품을 22대 총선 출마자의 배우자가 유통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자에게 십억여원을 빌린 뒤 돈을 갚는 대신 이 화백의 그림을 맡겼는데, 이 작품을 두고 진위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2016년 미술계를 뒤흔들었던 이른바 ‘이우환 위작 사태’가 다시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1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유옥근)는 최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A씨를 입건했다.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B씨에게서 약 16억80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로 고소당했다. 당시 A씨는 한 화랑을 동생과 운영 중이었다.
논란은 A씨 측이 채권자 B씨에게 전달한 이 화백의 ‘다이얼로그 그레이’ 2014년 작품에서 시작됐다. B씨는 “A씨가 내게 그림을 팔아 달라고 부탁한 뒤 팔리면 돈을 갚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화랑협회는 이 그림에 대해 지난해 5월 위작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이 그림 외에 A씨가 맡긴 이 화백 작품 두 점도 위작으로 의심하고 있다.
반면 A씨는 민간 감정업체인 C센터에서 진품으로 판정한 감정평가서를 제시하며 의혹을 부인했다. 국내에선 화랑협회와 C센터가 미술품의 상당수를 감정하고 있다. 다만 각각의 감정위원이 고려하는 기준이 달라 이번 사안처럼 의견이 나뉘는 사례도 있다.
미술계에선 ‘프로비넌스(Prove nance)’를 진위 판정을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는다. 프로비넌스는 작품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어디에 전시됐는지, 누가 소장했는지 등을 알려주는 작품 소유자 이력 자료다. A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프로비넌스가 있으니 감정업체에서 감정을 진행한 것”이라며 “나는 위작을 유통하는 사람이 아니다. 고객들이 내게 맡긴 작품을 판매해줬고 전부 감정평가서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해당 그림에 대한 프로비넌스의 행방은 묘연한 상황이다.
B씨는 그림을 진품으로 믿고 돈을 추가로 빌려줬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검찰도 이들 사이에 오간 그림이 위작인지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에도 이 화백의 위작이 시중에 유통돼 수사기관이 진위를 밝힌 바 있다. 이 화백은 국내 생존작가 가운데 처음으로 작품 낙찰가 30억원을 넘긴 대가로 꼽힌다.
향후 검찰은 포렌식 기법을 활용해 그림의 진위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이 화백의 위작 논란 당시 수사를 자문한 최명윤 전 명지대 문화재보존관리학과 교수는 “이 화백이 실제로 사용한 물감 안료, 캔버스 등을 조사해 위작이 의심되는 그림과 비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빌린 돈을 갚아 달라’는 B씨 요구에 ‘선거자금 등에 들어갈 돈이 많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남편과는 관련 없는 사안”이라며 “B씨에게 갚을 돈은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정리됐다”고 해명했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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