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석연찮은 이종섭 대사 출국, 이렇게 무리수 둘 일인가

2024. 3. 1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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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주호주 대사 내정자가 논란 속에 10일 저녁 출국했다.

국방부 장관 재임 당시 해병대원 사망 사고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던 그의 출국 과정은 이례적인 상황의 연속이었다.

굳이 수사 대상자를 대사로 발탁해야 했는지, 갑작스러운 4시간 조사로 의혹이 규명된 것인지, 전례를 찾기 힘든 출국금지 해제는 어떻게 가능했는지, 이런 무리수를 둬가며 서둘러 출국해야 할 만큼 주호주 대사 부임이 시급한 일이었는지 의문이 꼬리를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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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주호주 대사 내정자가 논란 속에 10일 저녁 출국했다. 국방부 장관 재임 당시 해병대원 사망 사고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던 그의 출국 과정은 이례적인 상황의 연속이었다. 내정 단계부터 그랬다. 주호주 대사에 내정된 직후 공수처 수사로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져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 내정자가 이를 풀어 달라며 이의신청을 하자 공수처는 이틀 만에 그를 불러 4시간 약식조사를 했고, 법무부는 다음날 곧바로 출국금지를 해제했으며, 다시 이틀 만에 그는 비행기를 탔다. 굳이 수사 대상자를 대사로 발탁해야 했는지, 갑작스러운 4시간 조사로 의혹이 규명된 것인지, 전례를 찾기 힘든 출국금지 해제는 어떻게 가능했는지, 이런 무리수를 둬가며 서둘러 출국해야 할 만큼 주호주 대사 부임이 시급한 일이었는지 의문이 꼬리를 문다.

이 내정자는 지난여름 수해 당시 해병대 채 상병이 실종자 수색 중 사망한 사건에서 군 수사팀의 보고서 결재를 보류했다. 해병대 사단장 등 간부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것이 과도하다는 이유였다. 그 과정에 대통령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정쟁의 소재가 됐고, 지휘 책임 규명 수사는 외압 의혹 수사로 번졌다. 외압의 실체가 있든 없든, 수사의 정치적 배경이 무엇이든, 수사 대상자가 대사로 내정되고 극히 이례적인 절차를 거쳐 출국한 과정은 도리어 의혹을 키우는 것이었다. 야권은 곧바로 “피의자를 도피시켰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총선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정권 심판론에 활용될 소재 하나를 대통령실이 직접 제공한 꼴이 됐다.

정권 출범 직후부터 무성하던 인사 잡음이 정권의 분수령이 될 선거를 앞두고 다시 불거졌다. 모른 척 넘어가선 안 될 일이다.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을 방치하면 음모론에 날개를 달아주게 된다. 이제라도 결자해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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