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년, 피해자 목소리가 담긴 두 권의 책

김남중 2024. 3. 12.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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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두 권의 책이 나왔다.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의 10년 활동을 정리한 '520번의 금요일'과 세월호 생존 학생들, 희생자 형제·자매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가 그것이다.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는 9명의 생존자, 6명의 희생자 형제·자매, 2명의 세월호 세대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가시화되지 않았던 '어린 피해자들'이 통과해 온 10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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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협의회 10년 ‘520번의 금요일’
생존자 목소리 ‘봄을 마주하고…’
참사 기억하고 안전 사회 위해
11일 서울 중구 재난피해자권리센터에서 열린 세월호 10주기 기록집 ‘520번의 금요일’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김종기(가운데)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안전한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집필 의도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다음 달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두 권의 책이 나왔다.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의 10년 활동을 정리한 ‘520번의 금요일’과 세월호 생존 학생들, 희생자 형제·자매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가 그것이다.

‘520번의 금요일’은 가족협의회 의뢰로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소속 6명의 작가들이 공동 집필한 세월호 운동 10년에 대한 백서다. ‘그 섬’ ‘인양’ 등 참사 당시의 모습부터 ‘조직’ ‘갈등’ 등 가족협의회 내부의 사연, ‘편견’ ‘합창’ 등 시민들의 모습까지 12개의 키워드로 구성했다. 피해자 가족 62명을 비롯해 총 117명의 인터뷰가 들어갔다.

김종기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11일 서울 중구 재난피해자권리센터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왜 10년을 이렇게 해올 수밖에 없었는지, 그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앞으로 안전한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책을 기획한 이유를 설명했다.

집필에 참여한 인권운동가 유해정씨는 “세월호참사는 한국 재난참사와 재난 피해자 운동의 시발점이자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라면서 “세월호 백서가 다른 재난 참사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작가들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책은 가족협의회 내부의 갈등이나 정부의 배·보상을 둘러싼 분열상도 숨김없이 드러냈다. 또 재난 피해에 대한 지원을 호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피해자 권리를 구성하고, 다른 재난참사 피해자들에게 손을 내밀어 연대로 나간 과정을 보여준다.

희생자 부모인 강지은씨는 “무릎이 꺾일 때마다 시민들이 손잡아 주시고 끌어안아 주시고 토닥여 주셨기 때문에 이때까지 버틸 수 있었다”면서 “아직도 희생자 봉안시설(생명안전공원)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진상 규명도 끝나지 않았고. 계속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는 9명의 생존자, 6명의 희생자 형제·자매, 2명의 세월호 세대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가시화되지 않았던 ‘어린 피해자들’이 통과해 온 10년을 보여준다.

세월호 생존자인 김주희씨는 간담회에 나와 “아직도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다”면서 “당사자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구술 작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참사로 여동생을 잃은 남서현씨는 “희생자의 형제·자매라는 걸 숨겨야지 일상을 살 수 있었다. 그러면서 부채감과 죄책감이 컸다”며 “주변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엄청난 내면의 싸움이 있었다”고 얘기했다.

공동집필자인 이호연씨는 “피해자 형제·자매들은 ‘당신들은 피해자가 아니다’라는 시선을 받아야 했고, 생존자들은 ‘그래도 당신을 살아있지 않느냐’는 얘기를 들어야 했다. 책에는 당시 수학여행에 가지 않았던 학생의 이야기도 들어 있는데, 그 학생 역시 참사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며 “피해자가 아니라는 사회의 구분법 속에서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피해자의 범위를 재질문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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