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애터미 회장 박한길 (12) 사람이든 돈이든 관리·감독·감시하지 말라

윤중식 2024. 3. 1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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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터미에서는 '놀다 지치면 일하라'고 하는 불문율이 있다.

나는 운동시설을 만들어놓고 운동만 하고 일을 하지 않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설은 갖춰져 있는데 운동하지 않는 것을 걱정한다.

결정권을 가지고 일을 하면 일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고 강조한다.

애터미는 사람뿐 아니라 돈도 관리 감독 감시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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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내 수영장 등 운동 시설 마련
직급이나 해외 출장도 본인이 선택
높은 연봉, 공무원 수준 연금 보장
결정권 갖고 일하면 일도 재미있어
박한길 회장은 임직원들이 ‘애터미라는 도구를 이용해 내 삶이 더 가치 있고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애터미 파크 수영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임직원 가족.


애터미에서는 ‘놀다 지치면 일하라’고 하는 불문율이 있다. 물론 여기서 놀라고 하는 것은 빈둥거리라는 것이 아니다. 운동하라는 것이다. 회사 내에 수영장 승마장 인조잔디축구장 실내체육관 피트니스클럽 스크린골프장 등 스포츠 시설을 모두 갖추어 놨다. 직원들이 근무 시간에 운동하라는 것인데 근무 시간이 끝나고 운동하라고 하면 집에 가기 바쁘기 때문이다.

이런 시설들에 투자할 때 임원 중에는 반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출근해서 일하지 않고 운동만 하다가 퇴근해도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나는 “여기 모인 임원 중에 매일 2시간 이상씩 운동하겠다는 사람 손들어 보라”고 했다. 나는 운동시설을 만들어놓고 운동만 하고 일을 하지 않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설은 갖춰져 있는데 운동하지 않는 것을 걱정한다. 그래서 근무 시간에라도 운동하라는 것이다.

애터미는 여러 가지로 특이한 회사이다. 명함의 직급을 본인이 결정한다. 신입사원이 부장이라고 명함을 찍어도 된다. 해외 출장 신청서가 없다. 본인이 결정해서 가면 된다. 전 직원에게 법인카드가 지급된다. 매년 퇴직연금은 2개월분이 정립된다. 법적 의무는 1개월분이다. 정년퇴직 후 공무원 수준의 연금수령이 가능하다. 촉박하게 성과를 평가하지 않는다. 몇 년 동안 어떤 성과를 냈는지 본인이 작성해 직원들이 열람할 수 있게 웹사이트에 공유하면 된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목표가 있다. 최고 연봉을 받는 회사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나는 가장 좋은 복지는 연봉이라고 말한다. 이제 평균 연봉이 1억원 정도이다. 30대 젊은 직원이 주류인 회사치고는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신입사원 초봉은 성과급을 포함해 6000만원 정도에서 시작한다.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일을 시키지 말고 찾아서 할 때까지 놀게 하라고 한다. 정말 게으른 직원이 들어와 놀기만 하면 어떡하냐고 임원들은 반대했다. 하지만 나는 세상에 게으른 사람은 없다고 반론한다. 그러면 임원들은 진짜 게으른 사람을 못 봐서 그런다고 한다. 나는 어린 아기들을 봐라. 게으른 아기가 있는가. 엄마들은 아기가 바지런해서 힘들어한다. 바지런하던 아기가 게을러지는 때도 있다. 그것은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게 하고 하기 싫은 것을 시킬 때이다. 결정권을 가지고 일을 하면 일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애터미에는 이런 말이 있다. “네 맘대로 해, 내 맘에 들게.” 자율성과 합력을 대변하는 표현이다.

애터미는 사람뿐 아니라 돈도 관리 감독 감시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감시하는 관리자의 연봉이 감시하지 않아서 잃어버릴 돈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 돈이 전산망을 타고 흐르는 요즈음엔 흔적도 없이 돈이 사라지는 일은 없다.

나는 임직원들이 정년퇴임할 때 애터미를 위해 본인의 삶을 희생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기를 바란다. 애터미라는 회사를 이용해 자신의 삶이 더 가치 있고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머시 중한디” 애터미는 영혼을 소중히 여기는 기업이다.

정리=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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