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쌓이는 서울 아파트 매물, 넉 달 만에 8만건 넘어서
서울 아파트 매물이 다시 쌓이고 있다. 지난해 집값 반등을 이끈 특례보금자리론이 중단되고 연초 신생아 특례대출이 바통을 이어받아 1, 2월 아파트 거래량이 다소 회복됐지만 추격 매수로 이어지진 않는 모습이다.
11일 빅데이터 부동산 플랫폼 ‘아실’(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매매를 위해 내놓은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지난 6일 8만149건을 기록해 넉 달 만에 8만 건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해 6만~7만 건대를 유지하다가 11월 초 8만 건을 살짝 넘었고 지난달까지 7만 건에서 오르락내리락했다. 부동산 거래가 활발했던 2021~2022년에는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가 3만~6만 건대였다.
아파트 매물이 늘어나는 건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집값이 더 오르지 않을 것이란 매매 심리도 깔려 있다. 시장에선 특히 지난달 말 시작된 금융권의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향후 주택 매매에 미칠 영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주택 구입과 밀접한 대출 한도가 축소되기 때문에 전·월세로 이동하거나 관망세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반짝 상승한 것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일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1월 거래량은 2552건을 기록해 작년 12월(1824건)보다 40% 증가했다. 2월 거래량도 10일 현재 1817건 신고돼 1월과 비슷하거나 다소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당초 1월 말 특례보금자리론 중단 이후 거래량이 줄고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곧바로 신생아 특례대출이 풀려 9억원 이하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규 주택 매입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지난달 26일 스트레스 DSR 시행으로 대출 가능액이 줄어들기 전에 집을 매수하려는 수요가 발생하면서 거래량이 유지된 것으로 해석됐다.
서울 잠실, 마포 등 인기 대단지에선 지난해보다 상승 거래가 나오기도 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0층과 7층 매물이 각각 24억1000만원, 23억원에 거래됐다. 연초 22억원대에서 1억원 이상 올랐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도 작년 말보다 1억원가량 오른 14억원대에 호가가 형성됐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1, 2월 아파트 거래량이 올라왔지만 매물도 쌓이고 있는 건 추격 매수가 붙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매물 적체는 다시 집값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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