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트와이스 빌보드 점령…JYP, 원더걸스 설움 씻었다
그룹 트와이스가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트와이스가 지난달 23일 발매한 미니 13집 ‘위드 유-스’가 발매 일주일(초동) 동안 100만장 이상 팔렸다. 전작보다 40만장 넘게 팔리면서 데뷔 이래 첫 초동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이 앨범은 컨트리스타 모건 월렌 등을 제치고 빌보드200(앨범 차트) 1위(9일 자)에도 올랐다. 트와이스가 이 차트에서 1위를 한 것도 처음이다. 14년 전 원더걸스로 미국 진출의 쓴맛을 봤던 JYP엔터테인먼트(트와이스 소속사)에겐 의미 있는 성과다.
보이그룹보다 팬덤 규모가 작고 수명이 짧은 걸그룹이 데뷔 10년 차에 세계 무대에서 신기록을 기록한 건 기념비적이다. 특히 트와이스는 데뷔 2년 차에 국내 가요시상식을 휩쓸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해 글로벌 시장에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멤버들은 소속사를 통해 “빌보드200 1위에 올랐다는 게 실감 나지 않는다. 꿈꾸던 일인데 실제로 이뤄져 너무 행복하다. 10년 차가 됐는데 새로운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팬(원스) 덕분”이라고 인사했다.
트와이스 저력의 비결은 팀워크다. 멤버 나연이 데뷔 8년 차에 첫 솔로로 나섰을 만큼 다른 걸그룹과 비교해 개인 활동이 현저히 적다. 멤버들은 “팀 활동을 오래 하고 싶다”며 솔로·유닛 활동을 삼갔다. 멤버 전원이 2022년 소속사와 재계약한 것 역시 걸그룹으로는 드문 일이다. 노래에도 서로의 신뢰와 응원을 담는다. 대표적인 게 2019년 발매곡 ‘필 스페셜’인데, 힘든 시기 서로가 힘이 됐다는 멤버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1년 만의 신보 ‘위드 유-스’와 타이틀곡 ‘원 스파크’도 함께해 빛난 순간을 표현한 작품이다. 콘텐트 곳곳에는 굳건한 유대감으로 반짝이는 트와이스의 현재가 묻어있다. 멤버 정연은 “9명이 그 어느 때보다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다들 의욕 넘치게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나연은 “완성물을 보면 우리의 추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아련해진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맞춤형 전략도 통했다. 트와이스는 2021년 첫 영어 싱글 ‘더 필즈’ 발매를 기점으로 팝 형식을 가미한 노래들을 발매해왔다. 이번 신보에서 영어 싱글 ‘아이 갓 유’를 선공개했는데, 미국 유명 싱어송라이터 라우브와의 협업 버전, 속도를 올린 ‘스페드 업’ 버전 등 6가지를 내놨다. 타이틀곡 ‘원 스파크’도 영어 버전 등 6가지 리믹스를 동명 앨범으로 묶었다. 이런 방식은 비욘세, 아리아나 그란데 등 팝스타를 따른 것이다.
지난해 4월부터 진행한 스타디움 투어 ‘레디 투 비’는 트와이스의 글로벌 팬덤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 LA의 소파이 스타디움 공연은 선예매로 매진됐고, 뉴욕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공연도 완판됐다. 투어는 오는 7월 일본 공연으로 이어진다. 미국과 일본에서 K팝 걸그룹이 스타디움 공연을 하는 것은 트와이스가 처음이다. 전 세계 25개 도시에서 42회 진행되는 이번 투어의 예상 누적 관객은 100만 명이다.
김도훈 대중음악 평론가는 “한 그룹이 10년간 멤버 변동 없이 활동한다는 건 그 자체로 대단한 일”이라며 “미국에서 스타디움 공연을 하는 가수로 성장한 만큼, 앞으로도 북미 시장을 겨냥한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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