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모델 이치로 만난 이정후 “짧은 대화였지만 행복”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자신의 오랜 ‘우상’ 스즈키 이치로(50·일본)를 직접 만나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소속팀 샌프란시스코의 밥 멜빈 감독이 준비한 ‘깜짝 선물’이다.
MLB닷컴 등 미국 언론은 11일(한국시간) “이정후가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 경기에 앞서 시애틀 구단 특별 고문인 이치로와 인사를 나눴다”며 “평소 이치로와 친분이 두터운 멜빈 감독이 특별히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멜빈 감독은 2003~2004년 시애틀을 지휘하면서 이치로와 같은 유니폼을 입은 인연이 있다.
이치로는 2001년부터 2019년까지 빅리그에서 뛰면서 통산 3089안타와 함께 한 시즌 최다안타(2004년 262개) 기록을 남긴 전설적 타자다. 데뷔 첫해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상을 석권했고, 10차례 올스타로 뽑혔다. 내년에 명예의 전당 입성이 유력하다.
이정후는 아시아 타자의 위상을 높인 이치로를 어린 시절부터 존경했다. 등 번호 51번을 단 것도 이치로를 닮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정후는 이치로와 같은 호타준족의 우투좌타 선수로 성장했다. 지난해 말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에 계약한 뒤 기자회견에서 롤 모델로 이치로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아버지(이종범)가 ‘야구를 하려면 왼손 타자가 돼라’고 해서 왼손 타격 훈련을 시작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본 영상이 이치로 선수의 모습이었다”며 “그때부터 이치로를 좋아하게 돼 그의 등 번호를 달고 뛰었다”고 털어놨다.
이정후는 이날 이치로와 인사를 나눈 뒤 평소에 경기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경기를 어떻게 구상하는지를 물었다. 이정후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짧은 대화였지만, 이치로에게서 좋은 답을 많이 들었다. 무척 행복하다”고 밝혔다.
만남을 주선한 멜빈 감독도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멜빈 감독은 “이치로가 친절하게 이정후에게 다가가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무척 멋졌다”며 “이정후는 이치로를 따라 자신의 야구 스타일을 정립했다. 둘은 똑같이 1번 타자인 데다가 외야수이고 51번을 달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정후는 이날 이치로가 보는 앞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첫 타석 삼진, 두 번째 타석에선 좌익수 라인드라이브로 물러났다가 세 번째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날렸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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