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탈락 ‘비명횡사’ 완성…반미 비례후보는 재추천 요구

오현석, 강보현, 황수빈 2024. 3. 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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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전 국무총리(오른쪽)가 1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합류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왼쪽은 당 총선 상황실장 김민석 의원. 전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2위를 차지했던 박용진 의원(재선)이 경선에서 탈락했고, 무명에 가깝던 ‘대장동 변호인’ 김동아 변호사는 공천장을 손에 쥐었다. 총선을 30일 앞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의 상징적인 장면이 현실로 나타났다. 이날 민주당은 공천 내홍을 수습하기 위해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 이해찬 전 대표 등 3인의 공동 상임선대위원장 체제를 꾸리겠다고 발표했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오후 지역구 4곳의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정봉주 전 의원(강북을) ▶김동아 변호사(서대문갑) ▶전용기 의원(화성정) ▶이영선 변호사(세종갑)가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넷 모두 친(親)이재명 색이 뚜렷해 정치권에선 “마침내 ‘찐명당’이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선후보 경선과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와 두 차례 붙었던 박용진 의원의 낙천 과정은 논란의 연속이었다. 박 의원은 4년 전 총선에서 서울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64.45%)을 기록했고 ‘유치원 3법’ 등 의정활동 이력도 화려했다. 이 대표는 2022년 8월 전당대회에서 “박용진 후보도 공천을 걱정하지 않는 당을 만들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

박용진

그러나 결국 박 의원은 의원평가 ‘하위 10%’의 벽을 넘지 못했다. 총득표수에서 30%를 감산하는 핸디캡이 주어졌는데, 이를 딛고 이기기 위해 필요했던 59%의 득표율을 넘기지 못한 것이다. 경선결과 발표 직후 박 의원은 경선 결과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권리당원 투표율은 75%였는데 이중 51.79%가 자신을 지지했고 응답률 6.52%인 지역주민 ARS 조사에서도 자신이 51.62%의 지지를 얻어 각각 48.21%와 48.38%를 얻은 정 전 의원에 앞섰다는 내용이다. 의원평가 당시 박 의원 지역 조사는 ‘리서치디앤에이’가 담당했다. 민주당의 ARS 경선 조사 업체 선정 땐 빠졌지만 이후 외부 압력으로 추가 선정됐다는 의혹에 휩싸여 이후 경선 조사에선 배제된 업체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대장동 사건 변호인 김동아 변호사의 본선 진출을 놓고도 뒷말이 많다.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7일 ‘청년전략지구’ 오디션을 거쳐 서울 서대문갑 경선 후보를 ▶권지웅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 ▶김규현 전 서울북부지검 검사 ▶성치훈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 3명으로 압축했는데, 8일 당 최고위원회의가 성 부의장을 빼고 김 변호사를 경선 후보로 올렸다.

범(汎)친명계로 분류되는 중진 의원은 “박 의원은 어쨌든 민주당의 스타인데, 지도부가 경선 탈락을 종용했거나 혹은 방치했다”며 “선거 리스크 관리 실패”라고 비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재결집하려던 지지층이 다시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 후보자를 재추천하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김민석 당 총선 상황실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시민사회가 민주연합에 추천한 국민후보 4인의 선정 결과를 놓고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연합정치시민회의가 선발한 전지예 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총학생회장과 정영이 전 전남 구례군 이장이 특히 논란의 대상이다. 친북 또는 반미 성향이 뚜렷한 인사다.

◆조국, 비례대표 신청=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비례대표 후보로 신청했다고 밝혔다. 자녀 입시 비리 혐의로 2심까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조 대표는 당선되더라도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되고 후순위자가 의원직을 승계한다.

오현석·강보현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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