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¾ 병원서 생 마감… 의사 사망진단서가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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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에서는 장수하고 부유하고 건강하고 덕을 쌓고, 마지막으로 고종명, 즉 집에서 자손들에게 둘러싸여 삶을 마감하는 것을 인간이 누리는 5가지 복이라고 했다.
국민 다수가 집에서 죽음을 맞던 시기에는 사망 진단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장례법에는 마을의 이장 또는 통장이 사망 증명서를 작성하면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제 병원 밖 죽음은 사망 사건으로 간주되고, 그렇게 죽음은 우리 삶에서 병원으로 격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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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에서는 장수하고 부유하고 건강하고 덕을 쌓고, 마지막으로 고종명, 즉 집에서 자손들에게 둘러싸여 삶을 마감하는 것을 인간이 누리는 5가지 복이라고 했다.
집이 아닌 곳에서 죽는 객사는 영혼이 제사를 받지 못해 조상으로 모실 수 없는 비참한 죽음으로 여겼다. 그래서 고종명은 복된 삶의 완성이자, 자손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효도의 덕목으로 꼽히곤 했다.
과거 한때 우리나라는 병이 중하면 병원에서 집으로 모시고 가 숨을 거두게 했다.
그러나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 이후 이런 관행은 사라지고 마지막까지 콧줄을 통해 인공영양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죽는 것이 흔한 임종의 모습이 돼 버렸다.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은 집에서 죽길 원하지만, 현실은 국민 4명 중 3명이 병원에서 삶을 마무리한다. 고종명은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이렇게 된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사망 진단서와 장례 제도도 한몫한다. 오늘날 장례를 치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의사의 사망 진단서다.
그런데 사망 진단서에는 사망 원인을 병사, 외인사, 기타 및 불상 3가지만 허용한다. 노환에 의한 자연사는 없다. 병사가 아닌 나머지 죽음은 사망 사건으로 분류돼 경찰 조사와 필요 시 부검을 받게 된다. 그러니 사망 전에 서둘러 병원으로 옮겨 ‘병사’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에선 2003년을 기점으로 병원 임종이 재택 임종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국민 다수가 집에서 죽음을 맞던 시기에는 사망 진단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장례법에는 마을의 이장 또는 통장이 사망 증명서를 작성하면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 90%는 도시에 살면서 아파트 벽 하나를 두고도 이웃이 누군지 모르며 산다. 이웃집 숟가락과 밥그릇 숫자를 훤히 알던 시대는 사라졌고, 이제 도시에서 그 누구도 이웃의 죽음을 자연사라고 증명할 수가 없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는 서구의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전 국토를 도시로 개발하고 경제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그 대가로 마을 공동체와 죽음의 문화를 잃어버렸다. 도시는 자연사와 재택 임종을 순순히 허락하지 않는다. 이제 병원 밖 죽음은 사망 사건으로 간주되고, 그렇게 죽음은 우리 삶에서 병원으로 격리됐다.
박중철 가톨릭의대 인천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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