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다퉈서"…거주지 무단이탈 조두순, 징역 1년

검찰 "벌금형은 위법 책임 국가가 대신 지는 것"

야간외출 제한 명령을 어기고 집을 나섰다가 재판에 넘겨진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에게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조 씨는 아내와 다퉜다는 이유로 야간 외출을 감행했다.

11일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5단독 장수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자장치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 공판에서 검찰은 조씨에 대해 이같이 구형했다. 조씨는 진술에서 "아내와 다투고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나간 것 같다"며 "앞으로 내 집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않겠다. 착실하게 보호관찰관 말을 잘 듣고 지내겠다"고 말했다. 또 "기초수급자로 생활해 벌금 낼 돈이 없다"고 덧붙였다.

공판 마치고 나오는 조두순 [사진출처=연합뉴스]

검찰은 "피고는 준수사항(오후 9시 이후 야간 외출 금지)을 위반하고 주거지를 이탈했다. 비록 집 인근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즉시 귀가하라는 지시에도 불응했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는 기초생활수급자로서 생계비를 국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벌금형 선고는 위법에 대한 책임을 국가가 대신 지는 것인 만큼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려면 징역형이 필요하다"며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조씨는 지난 14일 오후 9시 5분쯤 경기 안산시 소재 주거지 밖으로 나와 40여분간 무단 외출한 혐의를 받는다. 집 밖을 나간 조씨는 주거지 인근에 있는 경찰 방범 초소 주위를 배회하다가 적발됐다. 경찰이 귀가하라고 요청했지만, 한동안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아내와 다퉜다", "교도소 생활이 힘들었다" 등, 가정불화 등을 이유로 무단 외출해 주거지 인근 경찰 방범 초소 주변을 배회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조씨는 지난 2008년 12월 안산의 한 교회 앞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중상을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복역, 2020년 12월 12일 출소했다. 출소 당시 재판부는 전자장치 부착 기간인 7년 동안 야간 외출 등을 금지하는 특별준수사항 인용 등을 결정했다.

조씨는 현재 주거지에 아내 등 가족과 함께 거주 중이며, 오후 9시 이후 야간 외출이 금지돼 있다. 주거지로부터 20m 및 150m 지점에는 경찰과 시청의 방범 초소, 감시인력, CCTV 34대 등이 배치돼 상시 감시하고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