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총선, 2석 차로 중도우파 연합 승리... 극우정당도 급부상

박성우 2024. 3. 1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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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결과 기존 양당 모두 과반 의석 확보 실패... 극우 '셰가'는 의석수 4배나 늘어

[박성우 기자]

 BBC 등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이루어진 포르투갈 총선 결과 사회민주당과 그 외 군소정당 두 개가 합친 중도우파 연합 민주동맹(AD)과 사회당은 각각 29.5%와 28.7%의 득표율을 얻었다. 이에 따라 2015년부터 집권 중인 사회당을 대신해 민주동맹이 1당에 올랐다.
ⓒ BBC 보도 갈무리
 
유럽에서 또 다시 극우 정당이 득세했다. 포르투갈 총선에서 기존 주요 정당이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데 실패한 반면 극우 정당은 의석수가 4배 늘어나며 급부상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이루어진 포르투갈 총선 결과 사회민주당과 그 외 군소정당 두 개가 합친 중도우파 연합 민주동맹(AD)은 29.5%를, 집권 중도좌파 사회당은 28.7%의 득표율을 얻었다. 이에 따라 2015년부터 집권 중인 사회당을 대신해 민주동맹이 1당에 올랐다.

한편 극우 정당인 '셰가'는 18%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해 전체 230석 의석 중 48석을 차지했다. 셰가는 지난 2019년 총선에서는 1석, 2022년 총선에서 12석을 얻었다. 단 2년 만에 의석수가 4배나 늘어난 것이다. BBC는 "극우 정당인 셰가만이 확실한 성공을 거뒀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극우 정당인 셰가, 5년만에 의석수 단 한 석에서 48석으로 급부상

이번 총선은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가 지난 11월 부패 혐의로 사임한 뒤 치러진 조기 총선이었다. 포르투갈 총선은 전체 230석 중 4석이 해외 투표자들의 몫으로, 개표에는 약 2주 이상 걸린다. 해당 4석을 제외하고 민주동맹은 79석, 사회당은 77석을 얻었다. 

코스타 전 총리는 해외 투표자들의 투표 결과에 따라 사회당과 민주동맹이 동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페드로 산토스 사회당 대표는 "우리는 야당을 이끌고 당을 쇄신하여 사회당에 불만을 품은 포르투갈인들을 되찾을 것"이라며 사실상 민주동맹의 승리를 인정했다.

루이스 몬테네그로 사회민주당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마르셀루 헤벨루 드 소자 대통령이 차기 정부를 구성하는 임무를 중도 우파에게 넘겨줄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나는 항상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다른 후보보다 한 표라도 더 얻는 것을 의미하며 그런 상황에서만 총리가 되는 것을 수락할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승리를 자축했다.

한편 4배에 달하는 의석수 확대를 기록한 축구 해설위원 출신의 안드레 벤투라 셰가 대표는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역사적인 밤"이라며 "오늘은 포르투갈에서 양당 통치가 종식된 밤이다. 셰가는 포르투갈에서 역사적인 100만 표를 돌파했다"고 BBC는 전했다.

BBC는 "셰가는 부패와 이민에 초점을 맞춘 캠페인 끝에 18%의 득표율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셰가는 망명법 강화를 통한 이민자 축소를 주장하고 있으며 경범죄를 저지른 이민자도 즉시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셰가는 페미니즘과 낙태를 공공연히 반대하며 벤투라 대표는 유엔을 향해 "문화적 마르크스주의의 생산자이자 전파자"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집권당이 민생 문제에 제대로 대응 못하자 극우 정당 지지"

몬테네그로 대표는 벤투라 대표를 외국인 혐오와 인종 차별주의자라고 비난한 바 있으며, 승리 연설에서 그와 어떤 거래도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벤투라 대표는 셰가가 차기 정부를 구성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BBC는 "현 단계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BBC는 "민주동맹과 사회당이 정부를 구성하기에 충분한 공통점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다"며 "민주동맹은 오는 10월에 내년도 예산 지원을 확보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와 함께 몇 달 동안 소수 정부를 운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난 2022년 총선에서 120석의 과반 이상 의석을 차지했으나 결국 정권을 내준 사회당에 대해 BBC는 "수년간의 경제 침체 끝에 지난해 포르투갈을 2.3%의 성장률로 회복시켰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2024년 전망은 그다지 장밋빛이 아니다"라며 "낮은 급여와 치솟는 임대료에 중도 좌파인 사회당을 향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회당 소속으로 지난 포르투갈 대선에서 2위를 차지한 아나 고메스 전 유럽의회 의원은 BBC에 "정부가 물가 상승, 상수도 공급 중단 등 민생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남부 지역의 많은 유권자가 셰가를 지지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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