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공놀이 자제하라’는 어린이공원…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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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시내 한 어린이공원에 '공놀이를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는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면서 누리꾼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어린이공원에서 어린이 공놀이를 자제하라는 것은 억지라는 비판 속에서 더 근본적으로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없어서 발생하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어린이공원 내 공놀이를 금지할 수 없으니 공놀이를 하더라도 과도한 소음을 내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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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뛰어놀 공간 없는 게 근본 문제
최근 서울 시내 한 어린이공원에 ‘공놀이를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는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면서 누리꾼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어린이공원에서 어린이 공놀이를 자제하라는 것은 억지라는 비판 속에서 더 근본적으로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없어서 발생하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0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는 서울 양천구 주택가에 있는 ‘앞산어린이공원’에 붙은 현수막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현수막에는 ‘어린이 공원 내 축구, 야구 등 공놀이 자제해주세요’라는 안내와 함께 ‘이웃주민들이 공 튀기는 소음에 힘들어한다’는 내용이 적혔다. 게시자는 양천구청으로 돼 있다. 이 사진은 11일 오후 5시 기준 조회수 290만회, 공유 1만2000회를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 현수막 사진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확산하면서 누리꾼들 사이의 논쟁을 불러왔다. “어린이공원에서 어린이가 공을 갖고 놀지 못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주로 나왔지만, 다른 한편에선 “밀집한 주택가에선 공원 소음이 상당하다” “민원 시달리는 공무원은 무슨 죄인가” 등의 지적도 있었다.
‘공놀이 자제’를 내건 현수막이 과도하다는 일부 누리꾼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그냥 어른 공원으로 바꿔라” “어린이들이 어린이답게 노는 게 무슨 문제인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아파트에서도 아이들 웃음소리가 사라졌다”며 “이 모든 게 어른들의 이기심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양천구청은 어린이공원과 관련해 상충하는 내용의 민원이 다수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청의 한 관계자는 11일 국민일보에 “‘아이들의 공놀이를 금지해달라’는 민원과 ‘왜 공놀이를 못 하게 하느냐’는 민원이 함께 들어온다”며 “양측 민원을 절충해서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현수막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공원 내 공놀이를 금지할 수 없으니 공놀이를 하더라도 과도한 소음을 내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는 것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시간대별 공놀이 제한’이 아이디어로 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또 다른 구청 관계자는 “시간대별로 공놀이를 제한하면 아이들의 놀 시간을 시간대별로 제한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주민 의견 수렴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이 보다 근본적으로는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서울에선 어린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어린이공원의 면적이 갈수록 줄고 있다. 서울시 통계를 보면 최근 10년 사이 서울 시내 어린이공원 수는 2013년 1301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줄어 2022년에는 1248곳으로 감소했다.
구청 관계자는 “주택가 밀집 지역에선 작은 어린이공원이 어린이들을 위한 유일한 숨통”이라며 “인근 학교의 외부 개방 시간도 짧아지면서 사실상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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