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함께 하니, 동료들도 파괴력 장착… 존슨은 성장하고 베르너는 부활한다

손흥민(왼쪽), 브레넌 존슨(이상 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현재 토트넘홋스퍼의 가장 위력 있는 공격조합, 손흥민 '가짜 9번' 기용을 통해 자신뿐 아니라 2선 자원들의 공격력까지 증폭됐다. 특히 스피드만 빠르고 다른 능력이 아쉬웠던 브레넌 존슨과 티모 베르너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10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8라운드를 치른 토트넘이 애스턴빌라를 4-0으로 대파했다. 토트넘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승점 53점으로 4위 빌라(승점 55)를 2점차로 추격했다. 1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자력으로 4위 진입도 가능해졌다.

손흥민이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도움 하나는 존슨, 나머지 하나는 베르너에게 제공했다. 선발로 뛴 존슨과 후반전 그 대신 들어온 베르너가 각각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득점했다.

존슨은 지난 시즌 노팅엄포레스트에서 주목받을 때 공격포인트 11개(2,941분 8골 3도움)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은 출장시간이 줄어든 데다 시즌이 아직 진행 중임에도 공격포인트 10개(1,202분 4골 6도움)를 기록하며 시간당 공격포인트로는 지난 시즌의 2배를 넘어섰다.

스피드를 활용한 배후 침투 및 역습 드리블이 주무기인 존슨은 강팀 토트넘에서 위력이 급감할 위험도 있는 선수였다. 존슨의 능력을 살리면서 상위권 팀의 높은 점유율과 공격적인 경기 운영에 적응시키려면 적절한 역할이 필요했는데, 현재 토트넘은 꽤 좋은 환경이다. 압박강도가 높아 운동능력을 살리기 좋고, 활발한 포지션체인지로 순간적인 침투 공간을 가질 수 있다. 존슨이 직접 상대 밀집수비 사이로 정적인 상황에서 돌파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은 나오지 않는다.

특히 눈치 빠른 원톱 손흥민과 호흡을 맞출 때가 좋다. 공격 포인트 10개 중 손흥민과 주고받은 게 2골 2도움이다. 손흥민과 함께 뛰는 시간 동안 9개를 기록했고, 손흥민이 빠져 있을 때는 1개만 올렸다. 손흥민이 토트넘 전체 경기시간의 82%를 소화했기 때문에 빠졌을 때의 기록은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4개를 한 선수와 주고받았다는 건 눈에 띈다.

베르너는 후반기 토트넘에 합류한 뒤 쏠쏠한 출장시간을 확보하면서 2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특히 이적 직후에는 좋은 움직임에 비해 결정력이 나쁘다는 예전 약점을 그대로 노출하며 도움만 기록하다가, 최근 2경기 연속골로 기세를 올렸다. 슛 총 17회를 날리긴 했지만 모든 슛의 기대득점(xG) 총합은 2.34였기 때문에 2골을 넣은 지금의 결정력은 괜찮다고 볼 수 있다.

티모 베르너(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 캡틴 손흥민과 감독 앤지 포스테코글루

손흥민이 국가대표 차출로 팀을 비운 동안 베르너는 도움만 올렸지만, 손흥민과 함께 뛰면서 2골을 쌓았다. 손흥민의 어시스트를 받은 빌라전 골뿐 아니라, 앞선 크리스털팰리스전 득점도 손흥민과 호흡이 좋았다. 특히 팰리스전 골은 존슨의 압박과 땅볼 크로스, 손흥민과 베르너의 교차 움직임을 통한 3명의 시너지 효과가 눈에 띄었다.

베르너는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과 같은 전술가가 세부적으로 역할을 정해줬을 때 분데스리가 시즌 28골(2019-2020, RB라이프치히)을 넣으며 파괴력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스피드와 침투 능력이 좋지만 드리블과 킥이 약한 베르너를 활용하려면 배려가 필요하다. 보통 장신 공격수를 짝 지우는 경우가 많지만 토트넘의 경우 유기적인 공격진의 역할 조정, 베르너가 발만 대면 넣을 수 있는 득점 기회의 제공으로 득점 기회를 되찾아주는 중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