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서울 편입' 다시 꺼내든 국힘... "민주당 독재 심판하자"

곽우신 2024. 3. 1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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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비대위원장, '경기 분도'와 '서울 편입' 동시 추진 강조... 고양시 4개 지역구 탈환 강조

[곽우신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라페스타를 찾아 고양시민과 간담회를 위해 행사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2024.3.11
ⓒ 연합뉴스
 
"고양, 서울, 편입!"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후 경기도 일산시 고양동 라페스타에 들어서자, 열광적인 지지자들이 그를 맞이했다. 빨간색 목도리를 두르거나 빨간색 풍선을 든 이들 대다수는 중장년층이었다. 멀리서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거나 휴대전화로 사진을 촬영하는 청년들도 몇몇 있었다. 몰려든 인파를 헤쳐가는 도중에도, 한동훈 위원장은 지지자와 '셀카'를 함께 찍으며 인사했다. "한동훈"을 연호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고양 서울 편입" 같은 외침도 어디선가 들려왔다.

차기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격전지들을 방문해 예비후보들을 독려하고 있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경기도 고양시를 찾았다. 4개 지역구가 몰려 있는 고양시에서 국민의힘은 단 한 석도 갖고 있지 못하다. 최근 국민의힘이 지지율에서 좋은 추세를 그렸지만, 여전히 경기도는 야권에 우세한 여론 지형을 보이는 가운데 여당은 '메가 시티 서울' 구상을 다시 꺼내 들며 표심잡기에 나섰다.

"서울 편입과 경기 분도, 하나만 선택하면 일이 되지 않는다"
 

이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고양시에 출마를 준비하는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분주했다. 보수 성향 유튜버들과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미리 모여든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고양정에 전략공천 된 김용태 전 국회의원은 "저 김용태, 고양정에서 반드시 민주당 12년 독재 끝장내겠다"라며 "지난 12년 동안 민주당, 이 고양을 어떻게 만든 거냐? 저 김용태가 다른 후보 3명과 함께 고양 4개 (지역구를) 다 완벽하게 탈환하겠다"라고 호기롭게 외쳤다. "재개발·재건축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라며 "경제자유구역, 제가 윤석열 대통령과 담판 지어서 반드시 확정하겠다"라고도 약속했다.

이날 경기 고양시 시민 간담회는 '경기-서울 리노베이션TF'가 주최한 자리였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재건축 문제도 있고 그리고 서울 편입 문제도 있다"라며 "저희가 과거와 달리 제가 비상대책위원장이 된 이후에 새로운 접근을 하는 것은 경기도 자체에 리노베이션 한다는 의미에서 접근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과거처럼 서울 편입 아니면 경기 분도 둘 중의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가지고는 이 일은 절대 되지 않는다"라는 지적이었다.

한 비대위원장은 "서울 편입을 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경기 분도를 원하는 사람이 있는데 자기 걸 먼저 추진하기 위해서 서로 간에 반대할 것"이라며 "우리의 답은 이것이다. '한꺼번에 추진한다' '원하는 대로 해드린다' 그리고 '원샷법'을 통과시켜서 한 번에 해결한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실상 한 60~70년 가까이 유지 돼 온 경기도의 오래된 구역들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서울 편입의 문제"를 "'당장 사람을 더 모이게 하겠다' 이런 문제가 아니라 '현실에 맞게 그리고 현실에 맞기 때문에 주민들의 편의에 맞게 하자'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해 온 게 정말 진심이라는 것을 이걸로 보시면 알 수 있다"라며 "경기-서울 리노베이션 TF를 처음 출범할 때는 저와 우리 배 위원장하고 몇몇 우리 전문가가 출발했다. 그렇지만 저희가 경기-서울 리노베이션의 대상이 될 만한 도시들의 지역구 후보들을 확정하는 대로 그 후보들을 모두 이 TF의 위원으로 소속시키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저희는 이 문제를 단기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내세울 수 있는 일꾼들이 이걸 해내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몰려든 인파... "박근혜 대선 캠페인 때나 본 것 같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라페스타를 찾아 고양시민들에게 두손 들어 인사하고 있다.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현재 1석도 없는 험지 고양에 총선 후보로 공천한 한창섭 전 행정안전부 차관(고양갑), 김종혁 당 조직부총장(고양병), 김용태 전 의원(고양정) 등을 지원하기 위해 이날 일산을 찾았다. 2024.3.11
ⓒ 연합뉴스
 
이날 간담회는 당초 예정된 시간을 넘겨가며 진행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여러 이야기가 나왔지만 결국 '메가시티'로 수렴됐다. 고양시민 다수의 생활권을 고려했을 때, 고양시의 서울 편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것. 또한 이에 대한 민주당의 명확한 입장 표명도 요구했다.

간담회 장소 바로 밖에서 대기하는 지지자들의 음성이 벽을 넘어서 안에까지 들려왔다. 고양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종혁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오늘 수천 명이 이 자리에 모였다. 한동훈 위원장님 오시는데 수천 명의 인원이 여기 모인 것은 그동안, 이 지역 민주당이 지배했던 그 10여 년 동안에 얼마나 많은 한과 분노가 쌓여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용태 전 의원은 "제가 정치 20년 했는데 오늘 같은 인파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 캠페인 때나 본 것 같다"라며 "우리 한동훈 비대위원장님의 국민적 인기는 단순하게 개인적 정치적 인기라기보다는 열렬한 고양시민 리노베이션, 나아가서 고양 주민의 삶의 가치를 높이는 정말 간절한 염원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추켜세웠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모여든 탓에 간담회 후 언론과 예정된 백그라운드 브리핑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시민들의 미래를 위한 선거"라며 "저희는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나쁜 정치를 막도록 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라고만 짧게 소감을 밝혔다.

이후 예비후보들과 함께 시민들을 만나러 간 한동훈 위원장은 사람의 벽에 둘러싸였다. 라페스타 중앙의 원형 광장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한동훈을 대통령으로" 같은 손피켓도 눈에 띄었다. 한 비대위원장은 시민들과 '단체 사진'을 찍으며 웃어보였다.

이를 바라보는 주변 시민들의 표정은 선명하게 엇갈렸다. 30대 남성 자영업자 A씨는 "라페스타 상권이 완전히 죽어 있었다.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인 걸 얼마 만에 보는지 모르겠다"라며 "야당이 오랫동안 지역을 책임져 왔지만, 무엇이 나아졌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여권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다른 청년 여성 B씨는 "지금 경제상황이 안 좋은 데 대한 책임은 현 윤석열 정부에게도 있지 않겠느냐?"라며 "정권이 바뀌었는데 민주당을 심판하자는 이야기가 확 와 닿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고양시의 서울 편입도 현실성이 있는 공약이 아니라 그저 선거용이 아닌가 의심스럽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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