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3옵션, 다이어가 기둥이다" 獨 매체 냉정 평가…英 대표팀 복귀설도 '솔솔'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에릭 다이어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이제는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의 기둥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독일 매체 '아벤트차이퉁'은 11일(한국시간) "다이어와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팀의 기둥이 됐다. 다이어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뮌헨에 입단했다. 다이어의 이적에 대해 의구심이 있었지만, 다이어에게 행운이 따른다는 게 입증됐다"라며 다이어가 더리흐트와 함께 뮌헨 수비의 핵심이 됐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다이어는 수비를 안정시키고 조직력을 더했으며, 그의 의사소통 능력이 팀에 도움이 된다. 경합에서 64.7%의 성공률을 기록한 다이어는 뮌헨 수비수들 중 가장 높은 경합 성공률을 기록했다"라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여름 나폴리에서 합류한 김민재는 이제 센터백들 중 세 번째 옵션이다"라며 다이어가 김민재를 밀어냈다고 했다.
말 그대로 대반전이다. 다이어는 6개월 임대 형식으로 뮌헨에 왔다. 연장 옵션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가 뮌헨에서 그저 백업 역할을 하거나 제대로 출전도 하지 못하다가 토트넘으로 돌아갈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다이어는 이런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듯 뮌헨에서 곧바로 데뷔전을 치렀고, 이어 세 경기 연속 선발로도 출전했다. 김민재의 부재와 다른 센터백들의 컨디션 난조라는 이유가 있기는 했으나, 토트넘 홋스퍼 내 경쟁에서 밀려 제대로 뛰지도 못했던 다이어가 뮌헨에서 꾸준히 선발 출전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독일 현지 언론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등에 업었다. 독일 최고 축구전문지 '키커'는 "프라이부르크전에서 레온 고레츠카와 김민재가 실점 당시 부진했던 건 토마스 투헬 감독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는 라치오전 선발 명단을 구성할 때 중요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민재는 안전을 보장하는 선수가 아니다. 중앙 수비수 해결책은 더리흐트와 다이어가 되어야 한다"며 뮌헨이 더리흐트와 다이어로 선발 수비진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키커'는 뮌헨이 바이어 레버쿠젠에 0-3으로 대패한 뒤에도 "다이어는 다비드 알라바와 제롬 보아텡을 연상시킨다"면서 "그는 뮌헨 수비에서 가장 믿음직한 선수다"라며 다이어를 칭찬했다.
매체는 "다이어는 큰 목소리로 수비를 조율하는 알라바처럼 경기를 한다. 또한 다이어는 뛰어난 패스로 깊은 인상을 줬다. 그의 패스는 날카롭고 동료의 오른발에 안착한다. 한때 보아텡이 그랬던 것처럼 경기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라며 다이어를 호평했다.
정작 김민재에게는 혹평을 내렸다. '키커'는 지난달 보훔전 패배 당시 김민재에게 4.5점을 줬다. 함께 선발로 출전한 하파엘 게헤이루는 3.5점, 마테이스 더리흐트는 4점을 받았다. 매체는 무시알라를 제외하고 부진했던 공격진 다음으로 김민재를 낮게 평가했다.
최근 열린 마인츠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에서도 토마스 투헬 감독의 선택을 받은 건 김민재가 아닌 다이어였다. 라치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경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다이어가 김민재를 밀어내고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자 일각에서는 김민재가 경쟁에서 밀린 게 아니냐는 의심도 나왔다.
투헬 감독의 발언이 이 의심에 깊이를 더했다. 투헬 감독은 라치오전에서 "김민재를 선발 명단에서 빼는 건 힘든 결정이었다. 하지만 다이어와 더리흐트가 라이프치히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두 선수를 선발로 기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인츠전을 앞두고도 그는 "김민재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민재가 실제로 선발로 뛸 자격이 있고, 매우 훌륭한 선수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런 때도 있는 법이다. 다이어와 더리흐트가 두 번의 홈 경기를 치렀다. 난 이를 유지한 것이다"라며 김민재를 언급했다.
투헬 감독이 처음 다이어를 기용했을 때에는 많은 공감을 받지 못했다. 당시 영국 '디 애슬레틱'은 "뮌헨에서 더리흐트 대신 다이어를 선택하는 건 투헬 감독이 고를 수 있는 위태로운 길이다. 투헬 감독의 선택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투헬 감독은 꾸준히 출전하던 더리흐트 대신 부상에서 막 돌아온 다요 우파메카노와 아시안컵에서 복귀한 김민재, 그리고 토트넘에서 벤치를 지키던 다이어를 선택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리흐트는 뮌헨에서 중요한 선수이며, 그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시키는 건 투헬 감독 개인의 선택처럼 보였다. 이는 투헬 감독이 뮌헨 내 팀 계층 구조와 팀의 리더의 지위를 무시한 또 다른 예시다"라며 투헬 감독의 선택을 비판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다이어가 뮌헨이라는 세계적인 빅클럽에서 꾸준히 선발로 기용되고 있고, 나름대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자 다이어를 국가대표팀에 발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영국 '타임즈'의 헨리 윈터는 '토크스포츠'를 통해 "마인츠전과 라치오전에서 다이어가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 이후로 다이어의 상황이 바뀌는 걸 듣는 건 꽤나 흥미롭다. 분명한 점은 다이어가 해리 케인과 마누엘 노이어의 지지를 받고 있고, 뮌헨에서 발전했다는 점이다"라며 다이어의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했다.
윈터는 "다이어는 비판을 받았지만 열심히 훈련했으며,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미키 판더펜을 영입해 토트넘을 떠났다"면서 "하지만 이것이 팀 플레이어인 다이어의 장점이다. 다이어는 판더펜이 토트넘에 정착하도록 도와줬다. 또한 다이어는 마인츠전에서 교체로 나올 때 기립박수를 받았다"라고 했다.
윈터는 다이어가 잉글랜드 대표팀에 발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가 3개월 정도 남은 가운데 다이어를 대표팀에 복귀시켜 존 스톤스와 함께 잉글랜드 대표팀의 후방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윈터는 "23명으로 구성된 스쿼드에 네 명의 센터백이 발탁된다고 가정해보자. 사람들은 컨디션이 좋다면 센터백으로 기용될 있는 카일 워커와 루크 쇼의 이름을 이야기하겠지만, 네 명의 센터백을 선발한다고 가정하자"라며 입을 뗐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고려할 수 있는 모든 옵션들을 둘러보며 다이어의 발탁 가능성이 있는지를 알아보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스톤스는 분명히 발탁된다. 해리 매과이어는 일단 부상에서 돌아왔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발탁될 것이다. 매과이어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선호하는 선수이고, 승부차기에 나설 수도 있다. 그렇다면 네 자리 중 두 자리가 남는다"라며 일단 스톤스와 매과이어가 두 자리를 차지할 거라고 했다.
이어 "풀백과 센터백을 모두 소화하는 벤 화이트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나,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키어런 트리피어와 워커가 있는 상황에서 화이트가 필요할까? 리버풀의 조 고메스는 풀백과 센터백, 홀딩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루이스 덩크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선수이자 수비진의 리더다"라며 사우스게이트가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옵션들도 나열했다.
윈터가 하고 싶은 말은 다이어가 잉글랜드 대표팀에 발탁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이야기였다.
윈터는 "다이어가 놓인 경쟁 상황을 고려해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케인과 대화하고, 투헬 감독과 대화하며 다이어의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다이어는 확실히 국가대표팀 발탁이 고려될 만한 자격이 있다"라고 말했다.
'토크스포츠'는 "다이어는 이미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49경기에 출전했으나, 그의 마지막 경기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세네갈과의 16강전이었다. 다이어는 유로 2020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뮌헨에서 계속 빛을 발한다면 이번 여름 그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며 다이어의 발탁 가능성을 내다봤다.
다이어도 국가대표팀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 그는 영국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에서) 나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난 내가 한 일과 하지 않은 일을 안다. 나보다 내게 더 비판적인 사람은 없다"면서 "재밌게도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는 편이다. 독일에서 그런 것들을 더 느낀다"라고 했다.
또 다이어는 "11월만 하더라도 내가 이렇게 될지는 전혀 몰랐다. 토트넘에서 지낸 6개월 동안 나는 매일 열심히 훈련하며 건강을 유지했다. 하지만 터널 끝에서 빛이 보이지 않았다. 완전히 어두웠다. 나는 맹목적인 믿음을 갖고 컨디션을 유지했다. 내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유다"라며 "나는 3월 이후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통화를 하지 않았다. 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발탁되고 싶다. 당연히 유로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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