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이닝 퍼펙트+최고구속 154km' 크로우의 완벽투! KIA, 한화 3-0 제압 [대전:스코어]
(엑스포츠뉴스 대전,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가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의 호투에 힘입어 대전 원정에서 승리를 맛봤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1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KIA와 한화의 시범경기 성적은 각각 2승1패(0.667), 1승2패(0.333)가 됐다.
마운드에선 단연 선발투수 크로우의 존재감이 빛났다. 크로우는 4이닝 동안 단 한 차례의 출루 허용 없이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특히 직구 최고구속이 154km/h까지 찍힐 정도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한 크로우다.
타선도 팀 승리에 기여했다. 최원준은 선제 솔로포로 크로우에 힘을 실어줬고, 최형우는 볼넷 2개로 멀티출루를 달성했다. 크로우와 호흡을 맞춘 포수 김태군은 1타점 적시타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양 팀 선발 라인업
-KIA: 박찬호(유격수)-최원준(중견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김태군(포수)-이우성(1루수), 선발투수 크로우
KIA는 시범경기를 통해 1루수, 포수 경쟁을 점검 중이다. 황대인과 변우혁 등이 경쟁 중인 가운데 이날 경기에선 1루수 도전장을 내민 이우성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 정은원(좌익수)-문현빈(2루수)-안치홍(1루수)-노시환(3루수)-임종찬(우익수)-이진영(중견수)-하주석(유격수)-박상언(포수)-최인호(지명타자), 선발투수 펠릭스 페냐
휴식을 취한 '주장' 채은성과 함께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전날 수비를 하다가 왼쪽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다. 본인은 오늘(11일) 연습하면서 괜찮다고 하는데, 다른 선수를 라인업에 투입했다가 제외시킬 순 없지 않나. 페라자는 한 타석 정도 소화하고 내일(12일) 다시 선발로 나간다"고 설명했다.
▲경기 전 양 팀 감독 코멘트, 12일을 주목하는 이범호-최원호 감독
두 팀도, 팬들도 12일 경기를 주목하고 있다. '돌아온 에이스' 류현진이 선발로 나서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한화와 계약한 류현진은 23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 중인 한화 선수단 스프링캠프에 합류, 첫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26일엔 두 번째 불펜피칭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같은 인천 출신의 동갑내기 이재원과 호흡을 맞췄고, 20구씩 세 차례, 총 60구를 던졌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커터, 체인지업까지 모든 구종을 구사했다. 그리고 3월 2일 라이브피칭과 7일 자체 청백전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코칭스태프는 일찌감치 류현진의 등판 일정을 확정했다. 예정대로라면 류현진은 12일 KIA전과 1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마지막 리허설을 진행하고, 23일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한다.
하지만 날씨가 변수다. 류현진과 한화의 계획이 꼬일지도 모른다. 기상청은 12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대전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그것도 경기 시간에 비 예보가 있어 경기 개시 여부가 불투명하다.
한화는 비가 오지 않길 바랄 뿐이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11일 KIA전을 앞두고 "(류)현진이가 내일(12일) 비 안 온다고 하더라. 비 예보가 좀 미뤄졌다고 하는데, 13일에 경기가 없다 보니까 12일 우천으로 취소될 경우 등판 일정을 변경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다른 선수들의 등판 일정도 변화를 줘야 하기 때문에 경기를 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5회까지만 해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경기 전 류현진을 만난 이범호 KIA 감독은 "'잘 돌아왔다, 미국에서 많이 고생했다'고 얘기했다. 이 타이밍에 왜 돌아왔냐고 했다(웃음). 잘 돌아왔고, (류현진의 복귀가) 한국 야구에 있어서 좋은 일이니까 부상 없이 시즌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오늘(11일) 타순 그대로 내일까지 가져가려고 한다. 한 두 명을 제외하면 지금의 타순으로 계속 점검하려고 한다. 10년간 안 쳤던 공이라 다들 한 번씩 쳐야 하기 때문에 베스트 라인업으로 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경기 초반 2이닝 연속 득점, 기선제압 성공한 KIA
경기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첫 득점이 나왔다. 주인공은 최원준이었다. 1회초 1사에서 타석에 선 최원준은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크로우의 5구 직구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비거리는 115m로 측정됐다.
선발투수 크로우는 타선의 득점 지원에 호투로 화답했다. 1회말 테이블세터 정은원과 문현빈을 땅볼 처리한 데 이어 3번타자 안치홍을 공 3개 만에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마무리했다.
KIA 타선은 2회초에도 점수를 뽑았다. 선두타자 소크라테스가 무려 12구 승부를 펼친 끝에 땅볼로 아쉬움을 삼켰으나 최형우가 볼넷으로 기회를 마련했다. 최형우는 김선빈의 뜬공 이후 2사 1루에서 페냐의 폭투 때 2루를 밟았고, 김태군의 중전 안타 때 홈으로 달려들어 득점을 올렸다. 스코어는 2-0.
▲크로우와 페냐의 팽팽한 투수전, 순식간에 4이닝이 지나갔다
2회말 이후 경기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크로우는 1회말에 이어 2회말도 세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선두타자 노시환의 2루수 땅볼 이후 임종찬, 이진영 두 타자에게 삼진을 솎아내며 이닝을 정리했다.
경기 초반 2이닝 연속 실점으로 흔들린 페냐는 3회초 이우성-박찬호-최원준을 땅볼-뜬공-삼진 처리하며 첫 삼자범퇴 이닝으로 한숨을 돌렸다. 상승세를 이어간 크로우는 삼진 1개를 엮어 하주석-박상언-최인호로 이어지는 하위타선을 상대로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4회말에도 스코어는 변하지 않았다. KIA의 중심타선 김도영-나성범-소크라테스, 한화의 상위타선 정은원-문현빈-안치홍 모두 출루하지 못하면서 이닝을 마쳤다. 경기 개시 후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4회말이 끝났다. 그만큼 경기 속도가 빨랐다.
5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페냐는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볼넷을 내준 뒤 후속타자 김선빈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한승혁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무리했다. 이날 72구를 던진 페냐의 최종 성적은 4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2실점. 구종별로는 직구(34개)가 가장 많았고, 체인지업(25개)과 슬라이더(13개)가 그 뒤를 이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9km/h.
KIA는 크로우에게 4이닝을 맡긴 뒤 5회말 윤중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4이닝 퍼펙트로 투구를 마친 크로우는 자신의 주무기인 직구뿐만 아니라 스위퍼(변형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선보이며 첫 시범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경기 중반 이후에도 같은 스코어, 두 팀 모두 득점 기회 무산
5회초 김태군의 병살타로 실점 4이닝 내내 크로우에게 끌려다닌 한화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5회말 1사에서 임종찬이 KIA의 두 번째 투수 윤중현을 상대로 안타를 친 뒤 도루까지 성공했다. 도루 시도 때 포수 김태군이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3루까지 진루했다. 하지만 이진영이 삼진으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하주석의 볼넷 이후 2사 1·3루에서 박상언이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한화는 6회말 최인호가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다시 한 번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경기 개시 후 한화의 첫 선두타자 출루였다. 그러나 정은원과 문현빈이 각각 삼진과 뜬공을 기록했고, 2사 1루 안치홍의 타석 때 1루주자 최인호가 도루를 시도하다가 런다운에 걸리면서 태그아웃됐다.
KIA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였다. 3회초 이후 침묵으로 일관한 KIA는 7회초 1사에서 나성범의 안타와 도루로 득점권 상황을 만들었지만, 소크라테스의 뜬공과 최형우의 땅볼로 이닝을 마쳤다. 8회초에도 점수 획득에 실패했다.
▲추가점으로 승기 굳힌 KIA
희망의 끈읗 놓지 않은 한화는 8회말 1사에서 이도윤의 안타로 KIA 최지민을 압박했다. 이도윤은 2사 1루에서 최지민의 폭투 2개로 3루를 밟았다. 팀의 첫 득점을 위해 페라자가 대타로 등장했지만, 결과는 헛스윙 삼진.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을 맞이한 KIA는 교체 출전한 선수들의 활약으로 추가점을 얻었다. 선두타자 박민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김호령과 김규성이 삼진을 당했지만, 박정우가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1루주자 박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3점 차로 달아난 KIA는 마무리투수 정해영을 호출했다. 정해영은 이명기-황영묵-김인환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삼자범퇴로 잡아내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양 팀 투수 성적
-KIA: 크로우 4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윤중현 1이닝 1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김대유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박준표 1이닝 무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최지민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정해영 1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한화: 페냐 4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2실점-한승혁 1⅔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김규연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이민우 1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주현상 1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
사진=대전,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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