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국과 공동으로 무기 연구해 탄도미사일 개발 등에 활용 가능성"
북한이 다른 나라와 공동으로 연구한 학술논문을 탄도미사일 등 군사 기술 개발에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1일 보도했다. 특히 중국과의 공동 연구가 대다수를 차지해, 중국이 학술 교류를 명목으로 사실상 북한의 첨단 무기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닛케이는 항공우주공학자 등 각 기술 분야 전문가 9명의 협력을 얻어 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 '스코퍼스'(SCOPUS)에 게재된 논문 약 9만여편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가 채택된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북한 연구기관 소속 연구자가 타국 연구자와 공동 집필한 논문은 총 657건이었다. 그리고 이 가운데 최소 110건은 제재 위반 의심 내용으로 분석됐다.
제재 위반이 의심되는 논문 중 94건(85%)에는 중국 연구 기관 소속 연구자가 참가했다. 또 67건(61%)에는 중국 정부계 자금이 들어갔다. 예를 들어 중국과 북한 연구자들이 2018∼2022년 발표한 상공 등에서의 진동 제어 기술에 관련된 복수의 논문은 미사일에 전용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우주공학자인 도쿄대 쓰치야 다케시(土屋武司)교수는 지적했다.
또 2017∼2019년 발표된 복합재료와 균열 해석에 관한 9개의 논문도 북한의 군사 기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내용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 제재 결의를 통해 항공우주 등 무기 제조로 이어지는 분야에서 북한과 공동 연구를 하지 말 것을 유엔 회원국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제재 이행 여부는 각국에 맡기고 있으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제재를 위반한 공동 연구는 없다"는 입장이다.
닛케이는 "북한과 중국의 학술 교류는 이전부터 활발했으며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 유출이 계속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 정부도 대학이나 규제 당국에 주의를 환기하는 등 국제사회에 감시 강화를 호소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2022년 이후 탄도미사일 등의 발사 실험을 80회 이상 실시했고, 지난해 11월에는 북한의 첫 군사 정찰위성인 '만리경-1호'를 발사했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만리경-1호'가 고도 상승을 반복하며 한·일 상공에서 정상 궤도를 비행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미군의 공개한 위성의 궤도 수정 데이터를 일본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분석한 결과 "위성이 지상으로부터의 지시에 따른 제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됐다는 것이다. 이 위성은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미군 이와쿠니(岩国) 기지와 군항이 있는 한국 남부와 부산 등의 상공을 통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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