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 반려견 유기하며 "키우실 분 공짜" 쪽지 남긴 무개념 견주

가정동물병원 측 "동물 유기는 엄연한 범죄"
매년 유기되는 반려동물 수 10만 마리 넘어

자신의 반려견을 공원에 유기하면서 "키울 사람에게 공짜로 준다"는 식의 쪽지까지 남긴 견주에 대해 누리꾼이 분노하고 있다. 인천시 서구에 있는 유기 동물보호소 가정동물병원 인스타그램에는 지난달 유기견 '뚠밤'이의 사진이 올라왔다. 뚠밤이는 공원 벤치에 묶인 채 발견됐다. 생후 6개월 정도 된 암컷 믹스견으로 알려졌다.

[사진출처=인천시 가정동물병원 인스타그램]

뚠밤이가 발견된 사연은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다. 그 이유는 뚠밤이가 발견될 당시 함께 있던 쪽지의 내용이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뚠밤이가 발견된 곳에선 종이에 '키우실 분 공짜!'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가정동물병원 측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죄송스러운 말투도 아닌, 유쾌해 보이는 느낌표까지 붙인 '공짜'라는 단어"라며 "무책임한 단어와 함께 너무나도 쉽게 버려진 뚠밤이는 노란색 케이프까지 걸치고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동물 유기는 엄연한 범죄다. 버릴 거면 키우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반려동물 유기가 급격히 늘면서 관련 대책 마련 시급

인천시 서구에 있는 유기 동물보호소 가정동물병원 인스타그램에는 지난달 유기견 '뚠밤'이의 사진이 올라왔다. 뚠밤이는 공원 벤치에 묶인 채 발견됐다. 생후 6개월 정도 된 암컷 믹스견으로 알려졌다. [사진출처=인천시 가정동물병원 인스타그램]

국내 반려동물 유기가 급격히 늘면서 이와 관련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반려동물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유기 동물의 소유자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 유기 동물 보호소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통계를 보면, 구조·보호된 유실·유기 동물 수는 2017년 10만 2593마리, 2018년 12만 1077마리, 2019년 13만 5791마리로 증가했다. 이후 차츰 감소해 2021년 11만 8273마리를 기록했다. 반면, 유기·유실된 동물 중 가족을 찾아 반환된 건수는 1만 4006건(12%)에 그쳤으며 3만 209건(25.8%)은 보호 중 자연사했고 1만 8406건(15.7%)은 안락사됐다. 3만 8044건(32.5%)의 경우 새 주인을 만나 입양되기도 했다.

반려동물 유기 행위는 동물보호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대상이다. 동물보호법에선 동물을 유기한 소유자 등은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맹견을 버릴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여전히 실제 재판에선 벌금 100만원 이하로 밑돌고 있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