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출산파업’ 중”… 저출산 현실 꼬집은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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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경신한 가운데, 영국 BBC 방송 소속 기자가 "2년 전 제가 처음 서울에 왔을 때 누군가가 '한국 여성들은 출산 파업 중'이라고 얘기해줬다. 그 이후에 각종 정책이 나왔지만, 출산율은 계속 떨어졌다"고 말했다.
11일 여성계에 따르면 진 맥킨지 BBC 서울 특파원은 지난 8일 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세계 여성의날 기념행사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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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맥킨지 BBC 서울특파원 발언
“돈 쏟아부어도 저출산 해결 못해”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경신한 가운데, 영국 BBC 방송 소속 기자가 “2년 전 제가 처음 서울에 왔을 때 누군가가 ‘한국 여성들은 출산 파업 중’이라고 얘기해줬다. 그 이후에 각종 정책이 나왔지만, 출산율은 계속 떨어졌다”고 말했다.
11일 여성계에 따르면 진 맥킨지 BBC 서울 특파원은 지난 8일 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세계 여성의날 기념행사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맥킨지 특파원은 “한국의 지난해 4분기 합계 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로 떨어졌다”며 “특히 서울에선 거의 모든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각종 현금성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하락하는 원인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며 많은 여성들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맥킨지 특파원은 “오후 8시에 퇴근하고 월요일 출근을 위해 주말에 링거를 맞는 한 여성은 아이를 키울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며 “특히 자녀를 가지면 직장을 떠나야 한다고 많이 걱정했다”고 전했다. 남편이 육아와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아 ‘독박 육아’를 해야 했다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만 아니라면 임신과 육아를 기꺼이 택했을 여성들이 많았다”며 “결국 긴 노동시간, 불공평한 육아 분담 등이 출산을 꺼리게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맥킨지 특파원은 이어 “이제 한국 여성들은 가정과 일에서 하나만 택하길 바라지 않는다”며 “그들이 원하는 건 사회적인 인식 변화와 유연한 근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는 것이 저출산 해결에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한국 사회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 연사로 참석한 타마라 모휘니 주한 캐나다 대사는 “성평등은 ‘제로섬 게임’이 아닌 ‘윈윈게임’”이라며 “이러한 전환을 이뤄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남성의 참여’”라고 말했다.
모휘니 대사는 “성평등이란 누군가의 권리를 빼앗는 게 아니라 여성의 권한을 강화하면서 남성의 권한을 박탈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며 “남성을 희생하거나 이들을 배제한다는 뜻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유엔여성기구가 진행한 이날 행사에는 정부·외교계·기업계·학계 등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정심 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 소장은 “성평등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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