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희 "'입틀막 챌린지' 유행... 풍자만 남아 더 참담"
[이영광 기자]
▲ 강성희 진보당 의원 |
ⓒ 강성희 의원실 제공 |
지난 1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다가 경호처 경호원들에게 입을 틀어막히고 사지가 들려 쫓겨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2월 13일 현 지역구인 전북 전주을 재선 도전을 선언했다. 강 의원은 이날 전북자치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생을 살리고 전주를 진보적 정권교체의 진원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재선 도전 선언 후 선거운동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해 지난 8일 전북 전주의 강성희 의원 지역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강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 재선 도전 선언 한 달이 되어가는데 어떠세요?
"그동안 주민분들 많이 만나고 있거든요. 저를 주로 '입틀막' 의원으로 알고 계시고, 많이들 물어봐요. '몸은 안 다쳤냐' 그리고 이후에 '어떻게 됐냐. 대통령이 혹시 연락 온 건 없냐'라고 이야기 해 주시고 당시에 그 사건을 보면서 너무 화가 나서 밤새 잠을 못 주무셨다는 분도 계시고, '왜 그때 그냥 그렇게 했냐 한번 발이라도 한번 찼어야 되는 거 아니냐'란 얘기도 해 주세요. 자기 지역구 대표 의원이 그렇게 수모 당한 것에 대해서 자기 일처럼 더 분노하시고 더 애통해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되게 감사한 마음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 출마의 변을 듣고 싶어요.
"이번 총선은 누가 뭐라고 해도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하는 선거입니다. 그리고 윤석열 심판을 넘어서 정권교체의 교두보 놓을 수 있는지 여부가 저는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즉 이번 총선에서 어느 당이 몇 석 얻을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야권의 총단결 만들 수 있는지죠. 그렇게 하지 않고 민주당만으로 정권 교체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면 윤석열 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을 하나로 집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왜 지금 윤석열 정부 심판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많은 분이 '입틀막 정권이다'나 외교 참사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얘기하시는데 저는 그것 중에서도 서민들의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리 다녀보면 수많은 가게가 이미 폐업했고 폐업하지 않고 남아 있는 가게 사장님들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얘기 많이 하세요. 심지어 사과 한 개에 1만 원, 파 한 단에 1만 2천 원으로 물가가 폭등하고 서민들의 삶은 정말 벼랑 끝으로 몰리죠.
계속 부자들에게만 세금 깎아주고 서민들의 삶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등 더 이상 우리 국민들이 용납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와 있죠. 많은 분들이 총선 이후에 경제 IMF 같은 경제 위기가 닥쳐올 거라고 예상하고 계시는데, 윤석열 정권은 그것을 극복할 의지도, 역량도, 생각도 없어요. 그러니까 당연히 검찰 독재 정권을 종식시키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지금의 시대정신이고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이번 총선은 그것을 국민적으로 확인하는 총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희 생각입니다."
- 그러나 국민 중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싫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싫다고 하는 이들이 있어요. 그들이 투표를 안 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고요.
"그렇게 보지 않는데요. 아마 투표율은 점점 더 높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선거가 윤석열도 싫고 이재명도 싫어서 난 투표 안 할 거야라고 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그것은 여론조사나 이런 것에서도 이미 드러나고 있고, 투표 꼭 하겠다는 사람들의 응답률이 높은 걸로 제가 본 것 같고요.
'비록 윤석열도 싫고 이재명도 싫지만 지금, 이 상태를 계속할 수 없어 이대로 계속 3년을 더 버티라고? 그렇게는 못 살아. 그래서 어떻게든 바꿔야 돼'라고 하는 것이 더 많을 거고요. 지금 보면 조국혁신당이 정말 놀랄 만한 지지율을 보여주고 있잖아요. 이걸 어떻게 설명할 거냐죠."
▲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18일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동안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해 끌려나가고 있다. 진보당측은 "강 의원이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라는 말을 건넨 순간 경호원들이 제지했다"고 주장했다. |
ⓒ 연합뉴스 |
- 그럼 조국혁신당의 출현은 어떻게 보세요? 2심에서도 유죄를 받았는데 당 만들고 총선 출마하는 게 맞냐는 지적도 나와요.
"저도 조국 전 장관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 받은 건 그것대로 잘못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검찰 독재 정권하에서 탈탈 털려서 검찰 독재의 어떤 희생 측면도 분명 있다고 봅니다. 저도 처음에는 2심까지 유죄 판결 받은 상황에서 이것이 가능할까라고 하는 의문 부호였는데요. 지금은 국민들도 다 알고는 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지지를 보내준다는 건... 조국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더 빠르게 더 강하게 싸우는 정당이 되겠다'라고 얘기하셨잖아요. 현재의 정치 세력들이 윤석열 정부에 맞서서 강력한 야당의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조국 혁신당이 급성장하고 있는 거 아니냐고 보고요. 저희 진보당도 저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 진보당이 이번에 민주당의 준위성 정당에 참가하잖아요.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있는데.
"저는 그런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국회에서 위성정당 방지법을 의결해 보자는 논의도 있었죠. 근데 지금의 헌법 체계 안에서는 누군가가 정당 만드는 것에 대해서 제약할 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 그래서 국민의힘이 위성 정당 만드는 것에 대해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그러면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을 세우는데 우리 진보 쪽은 '우리는 우리 원칙이 이렇게 되어 있으니까 하지 말자'라고 하는 건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번 위성정당은 선거 이후 민주당으로 다 흡수 통합되는 정당이 아닙니다. 연동형 비례제의 취지에 맞게 다양한 소수 정당의 목소리들을 국회에 반영하기 위해서 연동형을 살려 만든 비례연합 정당입니다. 또 한 가지는 그저 소수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야권이 단결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를 만든 거잖아요. 그래서 윤석열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이 하나로 힘을 모을 수 있는 형식적인 틀과 그릇이 된 거죠.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우리는 비례연합정당뿐만 아니라 지역구에서도 1대1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보당도 전국에 86명의 후보가 있거든요. 전주를 빼면 85명의 국회의원 후보들이 제주도부터 강원도까지 다 퍼져서 열심히 뛰고 있어요. 이분들 중에는 20%에 육박하는 지지율 받으시는 분들도 계시고 최소 3% 정도 받으시는 분들도 계시죠. 만약 이분들이 '그러면 그냥 비례만 우리 했으니까, 지역구는 그냥 우리 끝까지 나갈게요'라고 해요. 왜냐하면 우리 진보당 입장에서도 우리 당을 알려야 될 거 아닙니까? 그래야 다음 선거, 2026년 선거 때도 진보당을 알고 기억하게 해야 되니까. 그럼 우리도 완주할게 할 수 있거든요. 수도권 같은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1% 이내에서 선거 결과가 뒤바뀌는데, 야권의 승리를 위해서 거의 60~70군데 이상의 후보들이 희생하는 거죠. 결국 우리가 받은 건 울산 하나예요. 저는 이런 것에 대해서도 주목해 줬으면 좋겠어요."
- 지금 전주의 문제는 뭐라고 보세요?
"저는 자신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가난한 동네가 전라북도고, 특히히 전주는 특별한 산업시설 같은 것들도 많지 않아서 많은 분이 자영업을 하고 계시고요. 전체의 13%가 자영업자라는 통계도 있는데, 이 자영업자들이 코로나 이후에 직격탄을 맞았고 코로나 이후 계속되는 경제 위기 속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 현재 상황이에요. 이 분들을 어떻게든 다시 같이 살려내지 않으면 전주 경제가 살아날 수가 없어요. 가장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이 자영업자들을 살리는 게 제일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입틀막 사건 후 병원 갔는데, 진단서 안 끊어주더라"
- 검찰 개혁을 위해 검찰청을 해체하고 기소청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던데, 설명해주세요.
"검수완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지 않습니까? 그런데 시행령으로 완전히 다 무력화시켰잖아요. 그 결과로 검찰에 비대해진 권력 그리고 검찰 공화국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것을 제어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 아니냐는 거죠. 그래서 검찰은 기소만 담당하는 기소청으로 하고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 그 다음에 공수처 등로 역할 분담을 나누고요. 검찰의 권한과 조직 체계를 분리시키고 약화시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내놓은 공약이었고 계속 힘 있게 추진해 나갈 겁니다."
- 지금 검찰개혁 문제와 일반 서민들의 삶은 크게 관계 없지 않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제가 만난 주민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시던데요. 예를 들면 '우리 동네에 이러이러한 게 필요해서 이런 공약 하려고 합니다'라고 얘기하면 어르신들이나 다들 '그거 좋은데 윤석열 빨리 끌어내려야 돼. 이 독재를 빨리 종식해야 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답이 없어'란 얘기를 많이 하셔요."
- 일각에선 서민 먹고 사는 게 중요하지, 검찰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 정치권이 너무 검찰에 목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검찰 독재 종식을 자기 주요한 주제로 삼고 있는 조국혁신당의 부상을 어떻게 설명합니까? 그래서 그런 주장에 동의하기가 어렵죠. 윤석열 정부와 검찰 독재를, 그러니까 검찰의 권한을 축소시키는 것은 다른 문제죠. 하지만 두 가지를 다 해야 되는 거죠."
-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지역 다니면서 민생토론회를 하잖아요. 그러나 아직 호남은 한 번도 안 왔어요. 어떻게 보시나요.
"와야죠. 당연히 호남에 와서 호남 국민들 호남 주민들의 목소리를 당연히 들어야죠. 그런데 모르겠습니다. 입틀막 사건도 여러 번 있어서 오기를 두려워하시나 걱정하시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 1월에 입틀막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때 어떠셨어요?
"입틀막 사건은 이미 영상으로 국민들이 충분히 다 보셨기 때문에 드릴 말씀은 없고, 다만 입틀막 이후에 제가 병원을 갔어요. 진단서를 끊겠다고 했는데 그 병원에 있는 의사 선생님 얘기가 '오늘 오셨는데 진단비는 안 받겠습니다. 근데 진단서는 대학병원 가서 끊어야 될 것 같아요'라고 얘기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왜 진단서를 안 끊어주지 했더니 다른 분들이 얘기하시는 게 병원에서 만약 진단서를 끊어주면 나중에 용산에서 그 병원에 대해서 세무조사 해 봐라라든지 했을 때 정말 더 곤혹스러워질 수 있기 때문에 진단서 하나를 못 끊어주는 걸 거라고 하더라고요.
▲ 강성희 진보당 의원 |
ⓒ 강성희 의원실 제공 |
- 그 이후 대통령실에서 아무런 게 없었나요?
"없습니다. 현재 사과도 없고요. 경호처 책임자에 대한 파면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것도 답이 없고 도리어 카이스트나 소아과 의사까지도 입틀막 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있죠. 누구는 저한테 유튜브 SNS 이런 데 입틀막 챌린지 이런 게 번져나가고 있다.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말씀드렸어요. '그건 풍자지 않냐 그건 코미디언들이 풍자하는 거고 그것에 대해서 정말 분노를 느끼는 많은 사람이 싸워야 되지 않냐 그런데 싸움은 하지 못하니까 풍자만 남는 거 아니냐 그게 난 더 참담하다'라고요.
더 싸워야죠. 대통령한테 사과하라고 하고 경호처 책임자 파면하라고 하고 더 싸워야 되는데 진보당이 아직 그 정도의 힘과 역량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국민들에게 죄송할 뿐입니다. 더 힘을 키워서 더 제대로 싸우고 싶다는 말씀 드리겠습니다."
- 진보당을 두고 종북이라고 하는 공격이 있는데 여기에 대해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지난해 4월 선거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얘기가 없었는데 선거 일주일을 남겨놓고 전주 시내에 '진보당은 전주를 반미의 전진기지로 만들려고 하냐'라거나 심지어는 여의도에 '강성희는 간첩인가'란 현수막까지 도배 됐거든요. 그 프레임을 유포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뭘까요? 야권이 단결하는 걸 막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진보당이 종북인데 같이 하면 너네도 망해'라고 하는 프레임을 계속 던지고 싶은 거고요.
그 프레임을 던지고 있는 건 단결하면 자기네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단결이 되고 있기 때문이에요. 만약 단결이 되고 있지 않다면 그런 얘기는 나오지 않을 겁니다. 저는 그 종북 공세가 나오는 것이 승리의 신호탄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전북의 소리'에 중복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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