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출국, 국기문란"...민주당, 외교부·법무부 장관 '탄핵' 추진

류승연 2024. 3. 1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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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피의자 호주대사 임명, 권력 이용한 범죄자 해외 도피"...관계자 전원 고발 예고

[류승연, 남소연 기자]

▲ '대통령 범인도피 특검' 피켓 든 민주당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아온 이종섭 주호주 대사 내정자가 10일 저녁 호주로 출국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을 비롯한 지도부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기 앞서 '피의자 이종섭 대사 임명 대통령 범인도피 특검' 피켓을 들고 규탄하고 있다.
ⓒ 남소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출국을 보고 '이 정권이 과연 제정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핵심 피의자였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호주 대사로 내정돼 지난 10일 호주로 출국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국가권력 이용한 범죄자 해외도피 사건"으로 규정하고 총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 전 장관의 출국으로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몸통'이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이 전 장관의 출국에 관여한 외교부와 법무부 장관 등 관계자 전원을 직권남용, 수사방해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추후 절차를 거쳐 두 부처 장관에 대한 탄핵까지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종섭 출국, 국기문란"... 민주당 외교부·법무부 장관 탄핵 추진

민주당 지도부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시작 전, 이 전 장관의 출국과 정부의 출국 허가를 '국기문란'으로 규정하고 "이 대사의 임명과 대통령의 범인도피를 특검으로 수사해야 한다"는 구호를 제창했다. 손팻말에는 '해병대 사건 수사외압 대통령 국기문란 특검!', '피의자 이종섭 대사 임명 대통령 범인도피 특검!' 등 글자가 적혔다.

민주당 지도부가 최고위에서 단체 규탄 행동을 벌인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대표는 "최고위에서는 웬만하면 일종의 집단 행동 비슷한 모양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면서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 사건이 심각하다는 것"이라고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참고로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한 수사 외압 의혹으로 그동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아래 공수처)의 수사를 받아왔지만 지난 4일 호주 대사 지명된 뒤 논란 끝에 지난 10일 저녁 호주로 출국했다.

당초 공수처 수사에 따라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 상태였지만, 그는 호주 대사로 내정된 이튿날인 지난 5일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풀어달라고 이의신청을 했고 법무부는 이 전 장관이 수사 절차에 협조하겠다고 밝힌 점 등을 근거로 지난 8일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이 전 장관의 출국을 가리켜 "이 정권이 과연 제정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적인 판단을 한다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 "이것은 국가 권력을 이용한 범인 은닉, 해외도피 사건"이라며 "국가의 기강과 헌정 질서가 통째로 무너졌다"고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켜 윤석열 대통령은 방탄에 성공했을지 몰라도 결국 은폐와 도피의 주인공이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증명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수사 외압 의혹의 '몸통'을 대통령으로 지목했다.

또 "신범철 전 국방부차관과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에게 공천까지 주는 등 국민의 진실 규명 요구에 대한 윤석열 정권식의 화답을 했다"며 "한 마디로 국민을 깔보는 막장 행태다, 패륜 정권의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이종섭 호주 대사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그를 국내로 압송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섭 호주 출국? 임명 철회하고 국내로 압송해야"
 
▲ '이종섭 출국' 규탄하는 홍익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아온 이종섭 주호주 대사 내정자가 전날 호주로 출국한 것을 비판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대표, 홍 원내대표, 고민정 최고위원.
ⓒ 남소연
   
홍익표 원내대표 역시 "대통령이 주도하고 진행한 채 상병 수사 외압 핵심 공범의 해외 도피극이 현실화됐다"며 "외교부는 외교관 여권을 발급하고 공수처는 형식적인 4시간 소환 조사로 해외 도피를 방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법무부는 부실한 인사 검증에 출국금지를 해제해 이종섭을 해외 도피시킴으로써 대통령실과 관련된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켜 대통령실로 수사가 연결되지 않도록 수사를 방해했다"고 꼬집었다.

이 전 장관의 출국을 막기 위해 전날(10일) 인천국제공항으로 나섰던 그는 "어제 저를 포함한 민주당 많은 의원님들과 국회의원 후보자들께서 이종섭 전 장관의 출국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이를 막기 위해 기다렸다"며 "그런데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들어갔는지, 이미 사전에 들어간 것인지 아니면 별도의 특혜 조치를 통해서 출국 조치를 마쳤는지 비행기 탑승을 마무리했다"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민주당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과 출국에 관여한 외교부, 법무부 장관 및 관계자 전원을 직권남용과 수사방해 혐의로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관 상임위를 소집해 관련 내용을 따지고 법적으로 검토한 이후 외교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도 함께 추진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는 "채 상병 특검법은 이미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다음달 4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며 "총선 이후 열리는 첫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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