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꾼 로다주가 첫 오스카 남우조연상 받고 한 말 (ft. 아카데미 수상 내역)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이 10일(현지시각) 열렸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계 영화와 영화인들이 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는데요.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로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 그리고 장편 애니메이션 후보로 피터 손 감독의 〈엘리멘탈〉이 올랐습니다. 셀린 송 감독은 데뷔작으로 유수 영화제를 휩쓸었고, 피터 손 감독은 디즈니 픽사 최초 동양인 감독이죠. 아쉽게도 두 작품의 수상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감독들에게는 몹시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을 거예요.
이날 화제가 된 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생애 첫 오스카 수상이었습니다. 그는 〈오펜하이머〉에서 오펜하이머(킬리안 머피)의 정적 루이스 스트로스 역을 맡아 비교적 적은 분량에도 놀라운 연기력과 압도적 존재감을 뽐냈어요. 이미 앞선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트로피들을 수집(?)했던 그는 끝내 숙원의 오스카 트로피마저 얻었습니다.
할리우드 대표 사랑꾼이기도 한 그는 시상식에 아내 수잔 다우니와 함께 등장, 내내 나란히 앉아 애정을 과시했습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된 순간 아내에게 키스를 한 후 무대에 올랐는데요. 먼저 그는 동료, 자신의 혹독했던 유년기, 아카데미 측에 차례로 감사를 표한 후 아내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아내를 두고 자신을 발견해 줬고, 상처받은 강아지 같던 자신을 사랑으로 키워준 인물이라고 표현했어요. 지금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있게 해 준 건 아내였다는 거였죠.
이번 아카데미에선 일본 영화의 득세가 돋보였습니다.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수상작으로 호명됐어요. 이로써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후 두 번째 오스카 트로피를 받게 됐습니다. 더불어 〈고질라 마이너스 원〉이 시각효과상을 탔고요.
이 밖에 주요 부문 시상자를 보겠습니다. 남우주연상은 〈오펜하이머〉의 킬리언 머피, 여우주연상은 〈가여운 것들〉의 엠마 스톤, 여우조연상은 〈바튼 아카데미〉의 다바인 조이 랜돌프가 가져갔습니다. 감독상은 〈오펜하이머〉의 크리스토퍼 놀란이 받았고요. 제76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탄 쥐스틴 트리에 감독, 그의 연인 아서 하라리가 〈추락의 해부〉로 각본상을 탔습니다. 쥐스틴 트리에는 프랑스 여성감독 최초의 오스카 각본상 수상자가 되기도 했네요. 이날 가장 많은 트로피를 받은 건 〈오펜하이머〉와 〈가여운 것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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