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8강 2차전 앞둔 울산-전북, 반드시 승리해야 할 명분

곽성호 2024. 3. 1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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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챔피언스리그] 오는 12일, 울산 문수 축구 경기장에서 '대격돌'

[곽성호 기자]

 지난 5일(화),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마주했던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 한국프로축구연맹
 
단 한 판의 경기가 시즌 초반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만난 운명의 '현대가 더비'에서는 누가 웃게 될까.

오는 12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펼쳐지는 2023-2024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울산 HD와 전북 현대가 혈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1차전에서는 전북 송민규가 전반 4분 만에 울산의 골문을 열어젖히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후반 77분 울산 이명재가 전북 수비진의 실수를 틈 타 재빠르게 동점 골을 완성하며 극적인 1대 1 무승부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전북은 홈에서 경기를 잘 풀어갔음에도 불구하고 티아고의 페널티킥 실축과 수비진에서의 아쉬운 실수로 무너졌고, 울산은 까다로운 전주 원정에서 유의미한 무승부를 기록하며 다가오는 2차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4연속 무승부 전북과 2연승 질주 울산

1차전 무승부를 기록했던 전북은 시즌 초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2월, ACL 16강 1차전 박태하 감독의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2024시즌 공식 시작을 알렸던 전북은 2대 0의 승리와 1대 1 무승부로 기분 좋게 8강으로 향했다. 이후 이민성 감독의 대전 하나 시티즌과의 홈 개막전에서 아쉬운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1라운드에서 승리를 얻지 못한 전북은 울산과의 ACL 8강 1차전에서도 무승부를 거뒀으며 지난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졌던 '2024 하나은행 K리그 1' 2라운드 김은중 신임 감독의 수원 FC와의 경기에서도 나나 보아텡(가나)의 퇴장 악재 속 수원 FC 이승우에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곧바로 티아고가 전북 데뷔골을 폭발시키며 극적인 무승부로, 겨우 한숨을 돌렸다.

수원 FC와의 경기를 통해 전북은 2024시즌 공식전 5경기 1승 4무의 성적을 거두며 아슬아슬한 레이스를 질주하고 있다. 아직 패배하지 않았다는 것과 주포 티아고가 득점을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를 놓쳤다는 부분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4연속 무승부로 승리를 향한 갈증이 상당한 전북과는 달리 울산은 연승을 통해 ACL 4강 진출을 노리고 있다.

ACL 16강에서 일본 J2리그에 속한 반포레 고후를 상대로 1차전 3대 0의 승리와 2차전 극적인 1대 2 승리를 거둔 울산은 K리그 1 공식 개막전에서 숙적 포항을 상대로 1대 0 승리했다. 이후 ACL 8강에서 전북을 상대로 열세였던 울산이었으나 후반 막판 극적 동점 골을 기록하며 패배의 순간에서 벗어났다. 지난 9일 김천 종합 운동장에서 정정용 감독의 김천 상무를 마주했던 울산은 전반에만 무려 3골을 터트리며 2대 3 승리를 쟁취했다.

2024시즌 공식전 5경기에서 4승 1무의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울산은 숙적 전북과는 달리, 아쉬운 경기력 속에서도 잇몸을 챙기는 실속 있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전북과 울산의 반드시 승리할 명분은 '2025 클럽 월드컵 진출권'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권을 획득할 팀은 누가 될까.
ⓒ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반된 분위기 속에서 ACL 4강 진출을 놓고 울산과 전북이 혈투를 펼칠 예정이다. 아시아 무대에서 통산 2차례 서로를 마주했던 전북과 울산이었다. 첫 번째 만남이었던 2006년 ACL 4강 무대에서는 전북이 승리를 거뒀고 두 번째 만남이었던 2021년 ACL 8강 무대에서는 울산이 이동경의 황금 왼발을 앞세워 전북을 누르고 4강으로 향했다.

2024년 ACL 8강에서 다시 마주한 울산과 전북은 이제 4강 진출을 놓고 아시아 무대 통산 세 번째 '현대가 더비'를 치르게 된다. 4강 진출을 위한 동기부여가 강력한 전북과 울산이지만 무엇보다도 2025년 확대 개편되는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진출권 획득에 있어서 운명의 한판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전까지 대륙별 한 팀씩 7개 팀이 나섰던 클럽 월드컵은 2025년부터 32개 팀 참가로 확대 개편된다.

AFC에 배당된 티켓은 4장으로 2021시즌 아시아 챔피언 알 힐랄(사우디)과 2022시즌 챔피언 우라와 레즈 다이아몬드(일본)가 출전권을 확보한 상황이며 남은 2자리를 두고 전북과 울산이 다투고 있다. 현재 아시아 순위 포인트 1위인 알 힐랄을 제외하면 전북이 80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울산이 72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팀은 전북이다. 전북은 울산과의 2차전에서 승리를 기록하면 자동으로 2025년 클럽 월드컵 진출권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패배하게 되면 출전권 획득은 불투명해진다. 울산의 4강 경기 결과에 따라 확정할 수 있으나 상황에 따라서는 울산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염원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울산 역시 클럽 월드컵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를 기록해야만 한다.

전북을 누름과 동시에 4강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야지만 탈락하더라도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으며 우승하면 클럽 월드컵 진출을 확정짓는다. 하지만 패배하면 사실상 진출권 획득에 멀어지는 울산은 숙적 전북의 우승을 바라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두 팀 모두 진출하는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바로 전북과 울산이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는 경우의 수다. 다만 이 경우의 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고비가 남아있다.

전북은 승리하면 확정이며 울산은 반드시 승리해야 클럽 월드컵 진출권 가능성을 이어갈 수 있다. 그만큼 이번 ACL 8강전은 클럽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한 판이다.  이번 운명의 '현대가 더비'에서 웃는 팀은 누가 될까. 오는 12일 오후 7시, 울산 문수 축구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울산과 전북의 맞대결을 집중해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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