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대통령이 구속영장 청구 지시' 주장

박성우 2024. 3. 1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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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의협 회장, 페이스북에 경찰 조사 당시 의문점 올려... "직권남용" 주장

[박성우 기자]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9일 오전 전공의 집단 사직 공모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출석하기 전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2024.3.9
ⓒ 연합뉴스
 
지난 9일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1시간 넘는 경찰 조사를 받았다. 지난 2월 27일 정부는 노 전 회장이 SNS를 통해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을 지지하고 법률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 등을 올려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부추기고 주도했다는 혐의로 노 전 회장을 고발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노 전 회장은 기자들에게 "전공의들이 사직하고 병원을 비운 건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 때문"이라며 "내 SNS 글을 보고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경찰에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 전 회장은 "(집단행동 관련) 공모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며 "의대 증원을 발표한 뒤 거센 저항이 있을 것을 안 정부가 이렇게 몇몇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매우 치졸한 공작", "사견을 올렸을 뿐인데 11시간 넘는 조사를 받은 건 생각과 표현의 자유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경찰 조사를 마친 다음 날인 10일 노 전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 모범적으로 법을 준수해야 하는 사람이다. 그가 검찰총장과 같은 법조인 출신이라면 더더욱 그렇다"라며 경찰 조사 당시 윤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노 전 회장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경찰의 조사가 끝난 후, 그 결과를 받아본 담당 검사가 판단할 문제"라며 "경찰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행정부의 수반의 자리에 있는 최고권력자가 구속영장 청구를 지시한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노 전 회장은 경찰 조사가 10시간을 넘겼을 당시 134쪽에 달하는 진술조서 작성을 마치고 수정이 필요한 부분을 자필 수기로 수정하고 지장을 찍는 과정에서 다른 수사관이 담당 수사관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여줬고 담당 수사관은 지장을 찍는 것을 중지하고 타이핑을 해야한다 말했다고 주장했다.

노 전 회장은 "왜 그래야 하나", "이 문서가 용산 대통령실로 올라가나? VIP가 직접 보자고 하던가"라고 물어보자 담당 수사관이 "죄송하다. 상황을 좀 이해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답했다는 것이 노 전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담당 수사관의 모니터에서 누군가 실시간으로 조서의 맞춤법이 틀린 부분을 지적하는 메시지도 봤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를 마친 다음 날인 10일 노 전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 모범적으로 법을 준수해야 하는 사람이다. 그가 검찰총장과 같은 법조인 출신이라면 더더욱 그렇다"며 경찰 조사 당시 윤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 노환규 전 회장 페이스북
 

시간이 너무 소요된다며 노 전 회장의 변호인이 항의하자 담당 수사관을 포함해 다른 수사관들도 사과를 표했으나 노 전 회장은 "지금 조사시간이 11시간이 넘은 상황에서 VIP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깨끗한 문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래서 1시간 더 있어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는 얘기냐"라고 따져 물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실랑이 끝에 지장을 찍는 것으로 마무리됐다고 노 전 회장은 전했다.

또한 노 전 회장은 조사를 마치고 신분을 밝힐 수 없는 지인으로부터 "오전에 용산에서 회장님 영장을 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님도 같이"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 전 회장은 "만일 경찰 조사 이전에 '구속영장을 치는 게 좋겠다'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면 이것은 절차를 무시하고, 직권을 남용한 것이며, 국민의 기본권을 권력으로 짓밟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 전 회장은 "권력자가 '구속영장을 치는 게 좋겠다'라는 말을 했다는 사실을 내가 미리 알았더라면 나는 무려 11시간이 넘는 시간을 성실하게 조사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렇게 내려오는 수사지침은 일선의 수사관들을 꼭두각시로 만드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노 전 회장은 글 말미에 "이 글 쓰고 보니, 압수수색 한 번 더 나올 것 같다"며 " 힘없는 일개 시민이 당할 수밖에 더 있겠나. 다만 제가 자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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