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좋은 글을 쓸 수 없다고 믿는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나는 매일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그러니 '좋은 글을 매일 쓸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쓰는 것이야말로 지독한 오만과 편견이다.
매일 좋은 글을 쓸 수 없어도, 매일 쓰는 나는 점점 좋은 존재가 되어 가기에, 그런 나를 좋아하기에, 그리고 그런 나를 좋아하는 존재들이 있다는 것을 믿으며.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김정주 기자]
나는 매일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아니, 쓸 수 있을 리가 없다. 그건 당연한 것이다. 이것을 출발점으로 잡고 매일 쓰는 여정을 시작한다면 발걸음이 생각보다 가벼워진다.
최근에 읽었던 어떤 한 권의 책을 떠올려보자. 200페이지의 책이라면, 그 책은 1페이지부터 200페이지까지 다 좋았단 말인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줄로 꿰듯 붉은 밑줄로 물들일 수 있었던가. 그래서 '이 책 참 좋다'라고 말했던가.
▲ 글쓰기 |
ⓒ .pexels |
그렇다면 좋은 글을 매일 쓰지 못한다면, 무엇에서 기쁨을 얻을까. 좋은 글은 매일 쓰지 못하지만, 매일 쓰는 나는 점점 좋은 존재가 되어간다. 매 순간 존재의 진심을 담아서 쓴다는 것이 전제된다면 거의 의심 없는 사실이다. 이것이 기준이 되면 매일 글쓰기의 코어는 무지막지하게 단단해진다.
쓰지 않는 것보다, 쓰는 것이 더 좋은 존재가 될 확률이 높다. 아니, 확률의 문제를 떠나 믿음의 문제라고 까지 말하고 싶다. 나는 이것을 믿는다. 그러므로 매일 쓰려고 한다.
매일 쓰는 내가 점점 좋은 존재가 되어가면서 덤과 같이 따라오는 것이 있으니, 바로 그 매일 쓰는 나를 좋아하게 되는 일이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쓰고 뱉는 것이 곧 자신을 사랑하는 행위이다. 쓰면 쓸수록 나 자신을 더 알아가고, 용납하고,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쓰면 쓸수록 사랑은 가속되고 증폭된다.
여기까지 오면 무려 한 가지가 더 덤과 같이 따라오게 되는데, 그건 매일 쓰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것이다. 어떤 작가의 글이 좋으면 독자가 되고, 존재가 좋으면 팬이 된다. 매일 쓰게 되면 자연스럽게 존재가 투영될 수밖에 없다.
글감이 바닥나는 순간이야말로, 존재가 발휘된다. 그 존재의 끝자락에서 나는 향취로 말미암아 독자는 팬이 되는 신비가 발생한다. 글을 통해서, 나라는 존재를 힘껏 부지런히 사랑해주는 존재들이 생긴다는 것, 이보다 더 아름다운 기쁨이란 분명히 이 지구별에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매일 쓴다. 매일 좋은 글을 쓸 수 없어도, 매일 쓰는 나는 점점 좋은 존재가 되어 가기에, 그런 나를 좋아하기에, 그리고 그런 나를 좋아하는 존재들이 있다는 것을 믿으며.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출국금지하면 한장짜리 '정보보고' 뿌린다, 대통령실 몰랐다? 난센스"
- 인천공항서 벌어진 '전직 장관 추격전'... 결국 "이종섭 도망갔다"
- "조폭 두목 정도하면 딱 맞을 사람... 대통령된 게 비극"
- 옥천IC 입구 앞 휴게소에는 특별한 서비스가 있다
- 10년 후 대한민국, 이보다 비관적일 수 없다
- 충성하면 반드시 보상한다는 '윤석열 인사'
- '건국전쟁' 공개비판한 역사강사 "공중파 토론 환영"
- [오마이포토2024] '대통령 범인도피 특검' 피켓 든 민주당
- '오늘 3시까지 투표' 이후엔... 박용진 "바보 돼도 거취 변함없다"
- 한동훈, 연일 색깔론 "민주당 당론으로 반미 채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