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시선]‘3당 대결구도’ 호남서 가장 치열해진 ‘전주을’
진보당·국민의힘 현역 출마, 지역 발전 위해 ‘양 날개 필요’ 주목
쿠키뉴스 전북본부 데스크칼럼 <편집자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현안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격려할 것은 뜨겁게 격려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정치적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전라북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4‧10총선의 여야 공천 작업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전북은 우여곡절 끝에 국회의원 의석수를 21대와 같은 10석으로 확정하며 현역 의원들의 능력에 대한 논쟁은 일단락되었으나,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둘러쌓고는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자타공인 ‘민주당의 텃밭’인 전북은 민주당 현역 의원 8명이 모두 출사표를 던졌지만 11일 현재 전주갑 김윤덕, 익산을 한병도, 군산·김제·부안을 이원택, 군산·김제·부안갑 신영대 후보 등 현역 의원 4인은 공천이 확정됐고, 익산갑에서는 현역 의원이 낙마하고 전 의원인 이춘석 후보가 공천을 거머쥐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전주을에서는 이성윤 후보가 공천됐고, 전주병 등 4곳은 아직 경선중이다.
하지만 경선 후보 선정 과정에서 발표 결과가 뒤집히는 등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공천 논란으로 연일 후유증을 앓는 민주당이 알 수 없는 요인들이 작용하면서 ‘사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권자와 후보자 모두 납득하기 어려운 공천 심사 결과가 전북에서도 발생했다.
특히 가장 관심을 끌었던 전주을의 민주당 공천 과정은도 매끄럽지 못했다. 전략공천설이 회자하다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과 최형재 후보, 김윤태 교수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여론조사가 끝난 후 이 전 고검장과 김 교수 등 5명을 국민경선 후보군에 올랐으나, 김 교수가 불출마하자 갑자기 고종윤 후보를 후보군에 포함시켜 경선을 실시했다.
이 전 고검장은 정치판에 등장한 지 6일 만에 오랫동안 표밭을 다져온 최형재 후보와 재선을 노린 양경숙 후보 등 4명의 후보를 1차 경선에서 과반수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로 꺾고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지역을 누비며 4년을 뛰었는데도 지역에 내려온 지 10일도 채 안된 후보에게 처참할 정도로 무너진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2월 23일 이 전 고검장을 인재 영입했고, 이 전 고검장은 2월 27일 전주을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1차 경선은 3월 3일과 4일까지 이틀간 진행됐다.
고창 출신인 이 전 고검장은 전주고와 문재인 전 대통령과 같은 경희대 법대 출신으로 1994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엔 대검찰청 형사부장으로 중용됐고, 2020년에는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아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등을 지휘하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었다.
이 전 고검장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서 “윤석열 사단은 전두환 하나회에 비견된다”며 비판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법무부 징계위에 회부돼 공교롭게도 경선에서 승리한 날 해임통지서를 받았다.
2년 이상 혼란을 거듭하던 전주을 지역구는 갑자기 등장한 이성윤 후보가 민주당 공천권을 따냄으로써 현역인 진보당 강성희 후보, 3선 도전에 나선 국민의힘 비례의원인 정운천 후보가 맞붙게 돼 호남에서 ‘3당 3자 구도’가 되는 가장 치열한 선거구가 됐다.
민주당과 진보당 후보 모두 ‘윤석열 정권 견제’와 ‘검찰독재 청산 프레임’을 내걸고 있지만, 정운천 후보는 그동안 지역에서 한 길을 걸어온 데다 전북이 위기일 때마다 구원투수를 자처해 온 만큼 인물론이 부상할 경우 승부는 예측할 수 없다.
사실상 전북정치 1번지로 꼽히는 전주을은 선거구가 신설된 제17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전북에서 가장 물갈이가 많이 이뤄진 곳이다. 17대 선거에서는 이광철 의원, 18대는 장세환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나와 각각 당선되고, 국민의당 바람이 불어 야권의 표가 분산된 20대에는 이번과 같은 3당 구도에서 보수진영 정운천 의원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다.
대표적인 반윤(反尹) 검사로 유명한 이 후보와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소리하다 추방된 ‘입틀막 사건’의 당사자인 강 후보, 여당 내에서 유일하게 호남 당선 가능성이 높은 정 후보의 승부가 주목받는 이유다.
전북 정치는 요즘 사면초가다. 흔히 전북을 텃밭이라고 여기는 민주당으로부터 푸대접 받고 정부여당인 국민의힘은 아예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민주당이 등한시하는 사이에 선거구 10석 붕괴가 눈앞에 왔다가 겨우 회생했고, 지난해 새만금 예산삭감과 같은 불이익은 상존하고 있다.
언제까지 민주당의 “잡아놓은 고기”가 될 것인지, 도민들의 일방적이고 무조건적인 민주당 사랑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전북의 발전을 위해서는 ‘양 날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첫해 총선에서의 선택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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