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배수로 밟아 넘어진 남성, 법원이 업주과실 인정한 이유

목욕탕서 넘어진 손님…法 "업주 과실 인정"
여탕에는 미끄럼방지 매트 설치되어 있어

목욕탕에서 손님이 미끄러운 배수로를 밟아 넘어져 다친 사고와 관련해 항소심 재판부도 업주 측 과실을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일반 목욕탕 내부사진으로 기사의 내용과 무관함 [아시아경제 자료사진]

11일 울산지법 형사항소 1~3부(이봉수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앞서 지난 2022년 1월 말, 30대 남성 손님 B씨는 A씨가 운영하고 있는 울산의 한 목욕탕에서 목욕하다 바닥에 설치된 배수로를 밟고 미끄러져 팔 골절상을 입었다. 해당 사고로 B씨는 약 9개월간 치료를 받기도 했다.

30대 남성이 목욕탕 바닥에 설치된 배수로를 밟고 미끄러져 팔 골절상을 입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B씨가 넘어진 곳은 양측에 사워 부스가 설치되어 있어 수시로 비눗물이 흐르고, 탕에서도 따뜻한 물이 넘쳐 넘어올 수 있는 배수로였다. 배수로의 폭은 13㎝로, 이용자들이 지나다니면서 발바닥 전체로 미끄러운 배수로 전면을 디딜 가능성이 컸다. B씨는 목욕탕 측이 이러한 사정을 잘 알면서도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자신이 다치게 됐다며 즉각 A씨를 고소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이번 사고를 예측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배수로가 미끄러운 타일로 되어있는 데다가 목욕탕 측이 여탕 배수로에는 미끄럼방지 매트를 설치했던 점을 들어 A씨 과실을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의 항소에서도 재판부는 "B씨의 부상이 A씨의 과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