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4, 3! 할 때 빵!" 피치클록 견제에도 긍정 미소, '풀타임 2년차' 김영현은 씩씩했다 [IS 인터뷰]

윤승재 2024. 3. 1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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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인터뷰 중인 KT 김영현. 수원=윤승재 기자


KT 위즈 투수 김영현은 지난 9일 경기에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기 직전, 관중석에서 "5, 4, 3, 2, 1!"이라는 카운트다운 소리가 들린 것. 투수의 피치 클록 제한 시간이 다가오자 관중들이 일제히 이를 외친 것이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시범 운영하는 피치 클록 때문에 생긴 진풍경이었다. 피치 클록은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투수의 투구 시간을 줄이는 제도로, 주자가 없을 때는 18초, 있을 때는 23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타자는 8초 전에 타격 준비를 해야 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선 지난해부터 이 제도를 시행, 투수가 어길 땐 볼 카운트 1개를, 타자가 어길 땐 스트라이크 카운트 1개를 올린다. KBO는 올 시즌 피치 클록을 전반기 때 시범 운영하고 후반기에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시범 운영 땐 제한된 시간을 지키지 못해고 아웃 카운트 변동 없이 구두 경고만 주어진다. 하지만 속절없이 줄어드는 시간은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할 터. 여기에 관중들의 카운트다운 소리까지 이어진다면 투수는 더 초조해질 수도 있다. 이강철 KT 감독도 "시간 압박에 젊은 선수들은 보크도 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영현은 씩씩했다. "사실 투구에 집중하느라 카운트다운 소리를 듣지 못했다. 나중에 더그아웃에 들어와서 동료들이 말해줘서 알았다"라고 말한 그는 "(관중들의 소리가) 크게 신경쓰이진 않는다. 수원 KT위즈파크의 피치 클록이 포수 뒤편이 아닌 더그아웃에 붙어 있어 잘 보이지 않는데, 관중들이 오히려 알려주면 더 좋을 것 같다. 5, 4, 3! 할 때 던지면 되지 않나"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KT 김영현. KT 제공


다만 구두 경고는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9일 경기에서 김영현은 피치 클록 위반으로 한 차례 구두 경고를 받은 바 있다. 김영현은 "확실히 구두 경고를 받으면 템포가 끊긴다. 피치 클록에 걸리지 않기 위해 애쓰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면서 "어제(9일) 경기에선 평소 내 템포보다 느리게 던지긴 했다. 잡동작을 더 줄이고 원래 템포대로 던진다면 괜찮아질 것 같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2021년 신인 김영현은 지난해에야 1군에 데뷔해 불펜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31경기에 나서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45를 기록했다. 비록 부진했지만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무대도 밟았다. 여러 경험과 노력을 바탕으로 새 시즌엔 더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KT 김영현. KT 제공


올 시즌엔 필승조 계투진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비시즌 피나는 노력을 했다는 그. 김영현은 "직구 구위나 삼진 능력은 충분히 자신 있다고 생각한다. 볼배합에도 여유가 생기면서 올 시즌은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영현은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고,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잘하려고 하기보단 최선을 다해서 내가 준비한 것들을 마운드에서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 

수원=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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