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한국 [이슈N전략]

김동하 기자 2024. 3. 1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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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국가 신고가 랠리 속 한국 소외
AI/반도체 랠리에서 벗어나
선진국 낙수 효과 누리기 어려워져

[한국경제TV 김동하 기자]
<앵커>

이웃나라 일본을 비롯해 미국, 대만 등 해외 주요국들의 증시가 연일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 신고가 파티에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관련한 내용 김동하 기자가 취재했죠.

김 기자, 상황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네 맞습니다. 코스피는 지난주 박스권에 머물면서 장을 마쳤습니다.

우리 증시는 3·1절 연휴기간 나온 호재로 주 초반 상승 출발했는데요. 하지만 파월 연준 의장의 청문회 증언, 미국 2월 고용보고서 발표 등 주요 이벤트에도 관망세가 짙게 나타났습니다.

지난 1월 18일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의 순매도세도 이틀 연속 이어졌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연초(1월 2일) 종가 기준 3개월 동안 0.4% 상승했습니다.

반면 미국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나스닥 지수도 장중 최고점을 기록했는데요. 결국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미국, 일본, 대만 등은 연일 축포 쏘는 모습입니다.

<앵커>

김 기자 우리 증시만 소외된 정확한 원인은 도대체 뭡니까?

<기자>

해외 증시 상승 요인을 살펴보면 그 원인을 알 수 있는데요. 해외 증시의 불장을 이끈 주인공은 단연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반도체 대장주 격인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며 증시는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요.

반도체 패권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으로 넘어가며 삼성전자가 이 AI 반도체 상승 랠리에서 소외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올해 초만 해도 '8만 전자' 가능성이 점쳐졌죠. 하지만 현재 삼성전자는 7만 원대에 갇혀있습니다. 올 한해에만 8% 떨어졌는데요.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한 달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9천억 원 넘게 순매도했습니다.

코스피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가 넘습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선 "코스피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가 제대로 된 역할을 못 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AI와 관련해서 TSMC나 SK하이닉스 등이 오르는 반면 삼전은 약세를 보이면서 코스피의 변화가 미비했다는 겁니다.

이어 한국 사회와 경제의 기초체력이 낮아지고 있는 점도 증시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저조합니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회원국 38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부동산 위험도도 아직 높고 저출산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보니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선 신흥국 중에서도 인도나 베트남을 오히려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점도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는데요. 그간 우리나라는 세계 정세의 주변부라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른바"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이라는 슬로건 아래에서 낙수효과를 누리는 식으로 대응해 왔는데요.

하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어느 한쪽에 분명히 서야 하는 싸움이 됐고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일본과 대만보다 더 많은 이익을 챙기기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앵커> AI 랠리 흐름에서 우리나라가 벗어나 있고 세계 경제 구조가 개편되면서 더 이상 선진국들 사이에서의 줄타기를 통한 이익 챙기기도 어려워졌다는 거군요.

결국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특별한 계기가 필요해 보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물가 지표로 관심이 향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이번 주 12일,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는데요. 다음 주 3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앞둔 상황이라 2월 CPI 수치는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연준이 금리 인하 시 CPI를 집중적으로 고려하는 만큼 해당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우리 증시가 상승 여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CPI 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위험 자산 투자 선호도도 덩달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도 당장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는데요.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단 당장 3월의 금리 변동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과도한 낙관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이익이 예상치보다 높아지는 경우가 당분간은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결국 그는 이번 주 역시 박스권안에서의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어 유 연구원은 이번 주도 기존의 주도주였던 헬스케어, 반도체·AI, 방산 등의 종목을 중심으로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김동하 기자 hd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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