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척 직원 120명 뽑고 절반만 공개…채용기준 바꿔 합격 준 서울시 공공기관
서울물재생시설공단은 매년 신규 채용된 직원 중 기관 임직원의 친인척에 해당하는 직원 수를 기관 홈페이지 등에 공개해야 함에도, 실제 채용한 120명이 아닌 50명만 공개했다. 서울경제진흥원(SBA)은 경력직 채용에서 서울시와 자체 인사위원회가 승인한 채용계획과 다른 합격 기준을 임의 적용해 당초 채용 계획상 불합격인 대상자를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시 감사위원회는 ‘지방공공기관 등 채용실태 조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시 산하 공공기관 9곳과 공직 유관단체 1곳이 지난 2022년 시행한 신규·경력직 채용과 정규직 전환 업무 전반을 살폈다.
점검결과 신규 채용 및 정규직 전환 추진 과정에서 부정청탁·부당지시, 금품 수수와 같은 중대 비위행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시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총 10개 기관에서 14건의 지적사항이 있었다. 시 감사위는 “동일·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업무 담당자, 감독자 등의 신분상 처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해당 기관에 주의·통보했다”고 말했다. 11건은 조치 완료됐고, 3건은 진행 중이다.
서울물재생시설공단은 ‘지방공기업 인사조직 운영기준’에 따라 매년 신규 채용된 직원 중 기관 임직원의 친인척에 해당하는 직원 수를 기관 홈페이지 등에 공개해야 한다. 물재생공단은 지난해 친익천 채용 현황을 50명으로 공개했지만 실제로는 2배 이상인 120명을 채용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구분하고 있지 않음에도 정규직으로 채용한 신규 직원의 임직원 친인척 현황만을 공개한 것이다.
시 감사위는 “매년 신규 채용된 직원 중 기관의 임직원 친인척에 해당하는 직원의 수를 공개함에 철저히 해달라”고 주의조치했다.
서울경제진흥원(SBA)은 지난해 상반기 경력직 채용 중 감독부서와 자체 인사위원회에서 승인한 필기 전형 점수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 당초 채용계획에서는 인성검사와 직무수행계획서로 이뤄진 필기 전형에서 평균 60점 미만을 받으면 불합격 처리하도록 했다. 그러나 평균 60점 미만을 획득한 응시자 6명을 합격처리해 면접시험을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들 중 1명은 면접 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해 직원으로 임용됐다.
이에 대해 SBA 측은 “채용 계획에 필기전형 응시자 수가 1차 면접자 배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직무수행계획서의 평가 결과를 면접대상자 결정기준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사항이 기재가 누락됐으며, 이 부분을 본 채용실태 전수조사를 통해 인지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감사위는 “필기시험 응시생 수가 선발배수 이내 인지 여부에 따라 평가결과 적용여부를 결정하는 주장은 시험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는 것으로써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의도를 증빙할 수 있는 자료도 없는 상태”라고 판단했다. 또 SBA가 실시한 하반기 경력직 채용에서는 상반기 경력직 채용과 마찬가지로 운영한 필기전형에서 평균점수 60점 미만 7명을 면접 선발배수와 상관없이 불합격 처리한 점을 들어 “경제진흥원의 필기시험 조건부 적용 주장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시 감사위는 해당 업무 관련자 2명에 대한 징계처분 등 신분상 조치를 내렸다.
서울연구원은 내부 인사 관련 규정 및 채용공고 시 비위면직자 취업 제한에 대한 안내를 하지 않고, 채용 전 임용대상자가 비위 면직자 등 취업제한 적용을 받는 사람인지 확인하는 절차 없이 직원을 채용하고 있었다. 감사 결과 지난해 채용된 신규 직원 중 최근 5년 내 공직유관단체에 직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30명에 대해 결격 사유를 확인하지 않고 최종합격자로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동점자 발생시 취업 지원 대상자를 우선해 합격자로 해야 함에도 각 시험성적을 합산한 총득점의 고득점자순으로 합격자를 결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 감사위는 업무 관련자 3명에 신분상 주의 조치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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