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진입 청신호' 두산 이영하 "올해가 너무 기대된다" [이천 현장]
(엑스포츠뉴스 경기도 이천,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우완 파이어볼러 이영하가 2024 시즌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특유의 빠른 공을 앞세운 쾌투로 코칭스태프에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이영하는 10일 경기도 이천의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등판해 3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을 기록, 두산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영하는 이날 최고 148km, 평균 145km를 찍은 직구와 주무기 슬라이더 투 피치 중심으로 게임을 풀어갔다. 스플리터도 간간이 섞어 던지면서 타자들과의 타이밍 싸움에서 앞섰다.
이영하는 경기 종료 후 "절반 정도는 내가 원했던 대로 피칭을 했다. 날씨가 생각보다 추워서 (몸 상태가) 아직 다 올라오지 않은 것 같은데 그래도 타자를 상대할 때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었다"며 "잘 안 된 부분은 정규리그 개막 전까지 잘 보완해 나가려고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영하는 이날 1회초 선두타자 김혜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로니 도슨에 볼넷을 내주기는 했지만 후속타자 임지열을 2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 최주환을 2루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2회초는 두 차례 고비를 어렵지 않게 넘겼다. 선두타자 김휘집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시켰지만 곧바로 송성문을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잡았다. 2사 후 김동헌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한 뒤에는 주성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3회초는 깔끔했다. 선두타자 이재상과 김혜성을 연이어 3루 땅볼로 솎아냈다. 도슨까지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친 뒤 4회초 수비 시작과 함께 김동주와 교체됐다.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곽빈으로 이어지는 1, 2, 3선발이 확실하게 자리 잡고 있는 상태다. 이영하는 4, 5선발 진입을 목표로 스프링캠프 기간 동료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당초 최승용을 2024 시즌 4선발로 점찍었다. 5선발 자리는 이영하, 김동주, 최원준 등을 치열한 내부 경쟁을 펼치게 한 뒤 주인을 가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승용이 부상으로 오는 3월 23일 정규시즌 개막전 합류가 불가능해지는 변수가 생겼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선발투수로 2024 시즌을 준비했던 자원들이 적지 않은 만큼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개막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영하는 2024 시즌 정규리그 개막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자신의 현재 컨디션과 구위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커리어 하이였던 2019 시즌 29경기 163⅓이닝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의 재현을 노린다.
이영하는 "지금 정도 컨디션이라면 바로 시즌에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다"며 "아직 개막 때까지는 시간이 더 남았다.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페이스를 더 끌어올리려고 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아직 올 시즌 보직에 대해서는 (조웅천) 투수코치님께 얘기를 듣지 못했다. 빨리 얘기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던진 뒤 "(보직 조기 확정은) 안 되는 걸 안다. 이승엽 감독님께서도 고민을 많이 하실 거다. 내가 컨디션을 잘 조절하면서 기다리면 언젠가는 말씀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웃었다.
절친한 후배 김동주와의 경쟁은 이영하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동주 역시 이날 3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이영하는 김동주와 서로를 꼭 이기고 선발 보직을 따내기 위해 피 말리는 경쟁 중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팀 퍼스트' 정신을 되새기면서 올 시즌 두산 마운드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이영하는 "김동주와는 같은 학교(선린인터넷고) 선후배라서 평소에 대화도 많이 하고 밥도 자주 먹는다. 둘 다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하더라도 마지막까지 간다는 보장이 없다는 걸 둘 다 잘 알고 있다"며 "경쟁 중인 선수들끼리는 내심 못 던졌으면 하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지만 절대 그런 걸 티 내지 말자고 강조했다. 오늘은 내 뒤에 나온 김동주가 잘 던져서 기분이 좋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친한 동생과 경쟁을 하면서 동기부여도 되고 마음도 편안해졌다. 운동할 때 집중도 더 잘 돼서 올해가 더 기대된다"며 "직구 스피드는 오늘 정도만 나오면 만족한다. 시즌에 들어가면 더 빨라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은 크게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두산 베어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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