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너무 높아" 핫플 된 성수동에서 사라지는 '수제화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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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죽은 거리가 다 됐어요."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한때 수제화 산업의 메카로 불렸다.
성동구가 매년 진행하고 있는 '수제화·가죽공예 교육'도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제화 거리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작정 정부 지원에 기대기보다는 구두산업협회 차원에서의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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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판매장 신규입점업체 신청자 미달
수제화 교육 사업 수료생 절반에 불과
"이미 죽은 거리가 다 됐어요."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한때 수제화 산업의 메카로 불렸다. 당시 금강제화 본사가 있고, 에스콰이어, 엘칸토 생산공장과도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 덕에 구두 공장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성수동이 카페와 팝업 매장 등으로 유명해지자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에 따른 원주민 내몰림 현상)을 피하지 못했다.
"높은 임대료에 공동판매장으로 옮겼지만…"
1972년부터 수제화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 한용흠 장인(67)은 "땅값이 올라 200~300개 공장이 문을 닫았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고 토로했다. 한씨는 오랜 기간 성수동 카페거리 근처 연무장길에서 매장을 운영했지만,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2년여 전 공동판매장으로 적을 옮겼다. 한씨는 "근방에서 한 켤레에 5만원씩에 팔고 있으니 수제화가 팔리겠느냐"면서 "5만원이면 자재비, 가죽값도 충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3년 12월 성수역 교각 하부에 공동판매장을 개장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특화 거리 활성화를 꿈꿨다. 그러나 이 정책은 지금까지는 외면받는 모양새다. 지난 2월 성동구청에서 실시한 공동판매장 신규입점 수제화 제작업체 모집에서 3곳 중 1곳은 지원이 없어 용도를 변경해 재공고를 냈다.
상인들은 공동판매장 임대 기간이 턱없이 짧다고 지적한다. 뚝섬역 교각 하부에서 판매장을 운영하는 김영완씨(66)는 "가게를 영원히 운영할 수 있다면 내 집처럼 생각하고 어떻게 발전시킬지 고민하는데, 5년 있다가 나가야 하니 짧게 돈만 벌고 빠지려는 사람들만 모인다"며 "질 떨어지는 상품을 판매해 특화 거리의 명성과 신용을 잃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 기간이 늘어날 여지도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현행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21조에 따르면 행정재산의 사용허가기간은 사용허가를 받은 날부터 5년 이내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이상 임대 기간을 갱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절반만 수료한 '수제화·가죽공예 교육'
성동구가 매년 진행하고 있는 '수제화·가죽공예 교육'도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4명 중 절반인 7명만 수료했고, 수료생 중 3명이 창업했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수제화 교육은 오랜 기간에 걸쳐 배워야 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가죽공예 수업에 비해 이탈률이 높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수제화 거리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작정 정부 지원에 기대기보다는 구두산업협회 차원에서의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정은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모두가 납득할 만한 명분이 필요하다"며 "개개인이 아닌 협회나 단체 차원에서 움직여 발전 방향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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