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택시기사 4명 중 1명, 강간·살인범…'탑승 주의' 뜬 이곳
페루 리마 국제공항 내 택시 기사 중 25%가 각종 범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고 현지 일간지 엘메르쿠리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리마 호르헤 차베스 국제공항 안에는 33개 운송조합·업체 소속 800여명의 택시 기사가 영업 중이다. 이 중 201명은 각종 범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거나, 현재 피의자 신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혐의로는 강간, 살인, 마약 밀매, 납치 등 강력범죄를 포함해 도주치사상(뺑소니), 음주운전, 폭발물 및 기타 위험물 제조 등이 있다.
엘메르쿠리오는 관련 조합이나 업체 관리인들도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라고 보도했다. "대표자 등 28명 중 18명이 과거 사기, 강간, 가정폭력, 살인 등 범죄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적 있다"며 최소 5명은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는 자신들의 조합이나 업체 소속 택시 기사들이 불법 행위를 하더라도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던 그간의 악순환을 설명하는 배경으로 볼 수 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공항택시 협회 측은 일부 운전기사를 상대로 공항 내 택시 영업을 허가하는 조건으로 일종의 '권리금'을 뜯어내거나, 돈 내기를 거부하는 기사를 상대로 협박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엘메르쿠리오는 "공항 택시협회나 업체 측의 이런 횡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있다"며 "일련의 행태는 합법성을 부여하는 유한회사 또는 협회라는 외관에 숨어 범죄자들을 보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페루 한국 대사관은 "택시를 타고 이동 중 현지 기사가 강도로 돌변해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며 "시내 이동 시엔 가급적 우버나 디디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게 안전성이나 편리성 면에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대사관은 지난 1월 안전여행 정보 홍보물을 새로 제작해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배포하기도 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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