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위암 진단부터 수술까지 2주 내 원스텝…명의팀이 치료 전 과정 맡고 콜폰 소통

이민영 2024. 3. 11.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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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남차병원 김병식·김희성 교수팀

한국의 위암 치료 수준은 선진국을 능가한다. 하지만 환자·보호자가 겪는 현실의 벽은 높다. 명의 진료의 문턱을 겨우 넘어도 여러 검사와 진료로 수차례 내원해야 한다. 위암 명의인 강남차병원 김병식·김희성 교수팀이 명의 진료 문턱을 낮추고 치료 전 과정에 직접 나선 배경이다. 진료실 밖에서도 환자와 소통하며 원스텝 진료를 설계한다. 위암뿐 아니라 위장관 종양과 비만대사, 담낭 질환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발휘하면서도 시간을 지체하지 않는다. ‘내가 받고 싶은 수술을 환자에게 한다’는 진료 철학을 실현하려 고민했다고 한다. 조만간 일산차병원에 위암 센터를 열고, 강남·일산을 오가며 환자를 만난다.

김병식 교수는 음식물이 내려가는 길인 위-장 연결을 복강경으로 시행하는 수술(체내 문합술)로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위암 수술 발전에 토대를 닦았다. 김희성 교수는 위암에 더해 대사 질환의 주원인인 비만 수술 분야까지 아우르는 독보적인 여성 위장관외과 전문의다. 김병식·김희성 교수를 만나 강남차병원이 특화한 명의팀 중심 원스텝 진료의 의미를 들었다.

강남차병원 위암 명의팀 김병식 교수(왼쪽)와 김희성 교수는 진료부터 수술까지 전 과정을 직접 하고, 콜폰으로 궁금증 전화도 받는다. 19일부터 일산차병원에서도 진료를 시작한다. 지미연 객원기자

-위암 진단 후 빠른 수술이 왜 유리한가.

김병식 교수(이하 김병식) 위암은 빨리 발견해 암 상태에 따른 원칙적인 수술을 받는 것이 최선이자 완치의 길이다. 우리나라의 ‘위암 적정성 평가’에서는 암 확진 후 30일 이내 수술받은 환자 비율을 반영한다. 빠른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수술까지 지연이 많다. 진찰, 검사, 다른 과 협진 등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어 그렇다. 시스템적으로 시간이 늦어지는 걸 줄이고 빨리 수술하는 게 환자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팩트다.

김희성 교수(이하 김희성) 위암을 조기에 발견했더라도 결코 재발·전이를 무시할 수 없다. 진행성 위암을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수술 시기를 놓친다.


-어떤 시스템을 도입했나.

김병식 모든 치료 과정을 위암 명의팀이 직접 한다. 진단·검사는 당일, 수술까지는 2주 이내 원스텝으로 이뤄지는 시스템도 갖췄다. 강남차병원은 지방 환자도 많아서 원스텝 진료에 만족도가 높다. 팀워크가 좋고 의사 결정이 빠르니 치료에도 속도가 붙는다. 그간 34년 위암 수술만 했으며 한 팀인 김희성 교수와는 20년 가까이 됐다. 오래 손발을 맞춘 팀이라 치료 결과가 좋다.

김희성 세부적으로는 환자와 밀접하게 소통하는 콜폰 제도가 있다. 필요하면 진료 전에 복용 약과 기저 질환을 검토하고 준비 사항을 안내·조율한다. 초진 당일에 검사·협진을 받도록 조치해 수술 전 준비를 끝내기 위해서다. 특히 암 환자는 수술·항암 계획을 세워야 해 영상의학과 판독이 중요하다. 오전에 촬영하면 오후에 대부분 검사 결과까지 원스텝으로 나온다.


-치료법을 권하는 기준은 뭔가.

김병식 내가 위암에 걸렸을 때 받고 싶은 수술을 환자에게 한다. 강남차병원 위장관외과는 ‘FAST&BEST’가 구호다. 위암 치료에 숙달된 명의팀이 각 환자에게 최적의 수술을 추천한다. 칼 잡는 의사는 현역으로 뛸 때 최신 경향을 공부하고 경험을 쌓으며 모든 항목을 숙달해야 한다. 치료의 장단점에 따라 BEST를 선택할 수 있다. 경험 있는 전문의를 만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조기 위암이든, 진행성 암이든 환자에게 적합한 수술(개복·복강경·로봇)이 다 다르다. 수술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환자 삶의 질 저하를 막는 데 중점을 둔다. 예컨대 우리 팀은 대부분의 진행성 위암 환자를 복강경으로 수술할 수 있다. 안전성·효과는 입증됐다.


-환자 마음까지 헤아리는 노하우가 있나.

김희성 암 환자 보호자로서 경험이 있다 보니 환자·보호자의 고충과 어려움을 더 공감하게 됐다. 콜폰과 네이버 카페로 환우·보호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이유다. 일례로 환자는 수술 후 생활 습관과 이상 증상에 궁금한 게 많다. 외래·병동에서 설명을 들어도 잘 잊어버린다. 콜폰을 통해 초응급 환자를 바로 병원으로 이동시켜 살린 적도 있다. 사소해 보이는 질문이어도 환자가 의료진의 답변을 듣고 불안을 덜면 스스로 일상을 잘 찾아간다. 삶의 두려움을 해소하는 효과가 크다.


-담낭·비만대사 질환에도 강점이 있는 배경은 뭔가.

김희성 비만대사 수술은 위의 저장·흡수 능력을 줄이는 게 목적이다. 위-장 연결을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다루는 전문가가 상부위장관외과 전문의다. 위를 절제한 환자의 6~26%는 담낭에 돌이 발견되는 경향이 있어서 위암 수술 후 담낭 질환도 집중적으로 추적 관찰한다. 미국 등 해외에서 담낭·비만대사 질환 치료 문의가 많다. 콜폰을 활용해 한국 체류 기간과 현 상태를 보고 이에 맞춰 계획을 세운다. 다양한 중증 위장관 질환에서 진료 문턱을 낮췄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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