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지금 30대 위험하다” 간 명의 섬뜩한 경고, 왜
간질환 명의 임영석 교수
■ 닥터후Ⅱ (Dr. WhoⅡ)
「 몸의 병이 마음의 병으로 ‘전이’되는 것까지 막아주는 의사들. 환자단체가 뽑고 의료계가 검증한 명의를 소개하는 ‘닥터후Ⅱ’, 이번엔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입니다. 간이 안 좋다는 친지에게 “이게 간에 좋다”며 뭔가 건네는 분들 아직 많으시죠. 간 질환의 세계적 권위자가 단언합니다. 걱정되면 “그냥 헬스클럽 이용권 끊어주세요.”
」
“누님이 몸에 좋다기에…”
1년6개월 만에 나타난 환자는 병색이 완연했다. 만성 B형 간염을 앓던 환자는 가족의 권유에 한약재를 우려낸 물을 섭취해 왔다고 했다. 결국 간부전으로 진행되면서 병세가 악화됐다. “절대로 다시는 그러지 말라”는 의사의 호통에 환자는 고개를 숙였다.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20년 전 진료실에서 겪은 일이다. “약은 병에 필요한 만큼만, 의사의 처방에 따라 먹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한국간환우협회는 임 교수를 간 질환 명의로 주저없이 꼽는다. 임 교수의 전문분야는 B형 간염이다. 전체 간암 환자의 70%가 B형 간염이 원인으로 발병한다. 임 교수는 B형 간염이 간암으로 가는 길목을 차단하고자 한다. 그는 “간암은 아무리 열심히 치료해도 예후가 안 좋다”며 “중년 남성만 놓고 볼 때 암 사망률 1위가 간암”고 말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1년 1만5131명이 간암에 걸렸다. 5년 생존율은 39.3% 수준이다.
Q : B형 간염은 왜 발생하나.
A : “B형 간염은 바이러스다. 태어날 때 어머니로부터 혈액이 신생아에게 넘어오는 과정에 수직감염되는 경우가 전파 경로로 70% 정도다. 신생아는 면역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바이러스를 그대로 받아들여 만성 질환이 된다.”
Q : 백신이 보급되면서 환자가 줄지 않았나.
A : “백신은 1985년 도입됐지만 나중에 모자감염이 주된 통로란 걸 알게 돼 소아과학회가 기본 접종에 포함시킨 건 91년이다. 95년 정부가 영유아 정기접종에 포함해 현재 30세 이하에는 환자가 거의 없다. 그러나 그 이상의 연령대에는 태어날 때 B형 간염에 걸린 사람이 아직 존재한다. 20~30년이 지나도 이들의 간암 발병 위험은 여전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최근 임 교수가 발표한 논문은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만성 B형 간염 성인 환자 9709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간 수치가 아닌 바이러스 수치에 근거해 치료를 시작해야 간암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임 교수 연구팀은 혈액 내 바이러스 수치가 1mL당 100만 단위에서 멀어질수록 간암 발생 위험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간염 치료는 현재 간 수치와 바이러스 수치 둘 다 정상을 벗어나야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충족하는데, 바이러스 수치만을 기준으로 삼으면 매년 3000명 정도 간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임 교수의 분석이다.
Q : 연구 결과는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의 치료가 확대되어야 한다는 뜻인가.
A : “현재 130만 명 환자 중 30만 명 정도가 (급여기준에 부합해) 약을 복용한다. 올해나 내년쯤이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학계도 치료 가이드라인을 바이러스 기준으로 바꿔나갈 것 같다. 건강보험 급여기준도 그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그러면 치료 대상이 30만 명 정도 추가된다. 정부는 연간 2000억원 정도의 건보 재정이 더 들게 되니 신중할 수밖에 없겠지만 간암 발생으로 드는 엄청난 비용에 비하면 효과적이다.”
Q : 건강기능식품과 민간요법이 왜 위험한가.
A : “제조자나 유통 과정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환자들 사이에서 보면 2년 주기로 뭐가 좋다는 유행이 돈다. 정말 효과가 있다면 쭉 인기가 있어야지, 2년 주기 유행이란 건 누군가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음식을 먹으면 위에서 분해하고 소장에서 흡수된다. 한 가지 약초를 달여 먹어도 10가지 이상의 화학물질로 분해돼 흡수되는데 이게 즉시 간으로 간다. 10가지 분해 물질 중 단 한 가지라도 독소가 있으면 간은 손상을 받는다.”
임 교수는 절주와 균형 잡힌 식단, 운동을 예방법으로 꼽았다. 간 건강을 염려하는 주변 사람이 있다면 “헬스클럽을 끊어주라”고 조언한다.
Q : 간 건강을 위해 신경 써야 할 부분은.
A : “제일 많이 노출된 위험이 술과 복부비만이다. 20~30년 후면 이런 원인으로 인한 간 질환이 늘어날 것이다. 절주는 꼭 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대사량은 떨어지는 반면 식사량은 늘어난다. 당분 섭취를 꼭 줄여야 한다.”
임 교수는 B형 간염 완치의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전망한다. “아무리 늦어도 5년 안에는 1호 신약이 나올 겁니다. 2~3세대 신약이 계속 나오면 50% 이상 환자는 완치가 가능할 겁니다. 그 전에 간암에 걸리지 않도록 현재 가능한 치료에 최선을 다해야죠.”
■ 닥터후Ⅱ:환자가 뽑은 명의-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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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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