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러에 뜨끔..."우주기술∙핵전력 놀랍게 발전" [밀리터리 브리핑]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이 중국과 러시아의 우주기술과 핵전력 개발 속도가 빨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우주 사업을 따라 하면서 우주 활용 능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큰 손실을 보고 있는 러시아는 전차 생산을 늘려가고 있지만, 대부분 구형 장비의 개량에 그치고 있다. 최신형 T-14 아르마타는 높은 비용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①미국, 중국의 우주와 핵 개발 속도에 우려
지난달 29일(이하 현지 시각), 미 국방부의 전략사령부와 우주사령부 관계자들이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의 우주기술과 핵 삼각축(ICBM+전략폭격기+전략잠수함) 발전 속도가 놀랄 정도로 빠르다고 우려했다. 그들은 러시아도 여전히 예측할 수 없고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스티븐 화이팅 우주군 사령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우주무기를 개발하고 있고, 숨 막힐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우주 자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것이 점점 큰 취약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령관은 현재 미군이 사용하는 우주 자산은 지금처럼 위협에 직면하지 않았던 시기에 시스템이 구축됐거나 요구사항이 정해졌기 때문에 우호적인 우주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제부터 현재 아키텍처를 더욱 탄력적으로 만드는 동시에 기존 아키텍처를 보호하고 방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데 집중해야 하며, 우주 활용 능력으로부터 합동군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령관은 중국과 러시아의 우주자산 의존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미국과 같은 글로벌한 군대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광섬유 통신망을 운영하고 마이크로파를 쏘는 등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작전을 위해 우주에 덜 의존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우주 자산에 훨씬 더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위성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우주 공격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도련선 밖으로 미국을 밀어내려고 하기 위해 우주를 활용하려 하고 있고, 미국이 우주에서 한 일을 여러 방법으로 복제했다고 말했다. 거기에 더해 스텔스 폭격기를 포함하여 핵 삼각축 능력을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앤서니 코튼 전략사령부 사령관은 중국이 2035년까지 현재(약 500개)보다 3배 많은 15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핵을 보유한 북한, 그리고 곧 핵을 가질 것으로 보이는 이란 같은 나라들도 러시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미국은 전략폭격기, 탄도미사일 전략잠수함, 그리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교체하는 핵 삼각축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들은 30년간 약 1조 5000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②올해 러시아의 전차 생산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영국군 정보국은 지난해 러시아 방위사업의 전투차량과 군사 장비 생산이 현저하게 증가했는데 이는 인력 증원ㆍ휴면 생산능력 활성화 등을 포함해 업계 내부의 전략적 확장과 최적화 작업에 따른 것으로 보았다. 지난해 생산 증가의 대부분은 신형 전투차량 개발보다는 기존에 생산된 전투차량의 개조와 현대화가 차지했다.
영국군 정보국은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방위산업이 우크라이나에서 작전 중인 러시아군의 작전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상당한 군사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차 등 장갑차량 생산에서 핵심적인 우랄 니즈니타길에 위치한 우랄바곤자보드를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 측 용어인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전차 생산량이 5배 늘었다고 치하하고, 러시아의 군사 산업 단지에서 우랄바곤자보드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랄바곤자드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사용하는 전차들을 개량 및 생산하고 있다.
서방 분석가들은 러시아의 생산 증가분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손실분에 대한 대응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손실을 메울 최신형 전차의 생산이 어려워지자, 구소련 시절 생산한 T-54, T-55, 그리고 T-62 전차를 개량해 배치하고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러시아는 지금까지 약 3000대의 전차를 잃었고, 작전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양의 구소련제 전차를 개량한 뒤 배치하고 있다.
러시아군의 가장 최신 전차인 T-14 아르마타에 대해선 러시아 국영 방산기업 로스텍의 세르게이 체메조프 대표는 우크라이나에 배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T-14 아르마타는 기능적인 면에서 기존 전차를 능가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러시아 육군은 T-90을 구매해 사용하기가 쉽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T-14 아르마타가 러시아 육군에 배치돼 있다고 밝혔지만, 수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③유럽의 방산 홀로서기 전략 공개
지난 5일 유럽 연합(EU)에서 법, 정책 및 예산 편성을 지시하고 감독하는 유럽 집행위(EC)가 처음으로 방위산업 전략을 제시했다. 유럽 방위산업 전략(EDIS)으로 명명된 전략은 유럽 연합의 방위 산업 준비 태세를 달성하기 위한 명확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몇 가지 새로운 조처를 제시했다.
◇유럽연합 국가들이 더 많이, 더 잘, 함께, 그리고 자체적으로 투자하도록 장려한다. 이는 유럽 차원에서 더 쉽게 구매하고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촉진될 예정이다.
◇유럽 방위 산업을 더 강력하고, 더 빠르게 대응하며, 더 혁신적으로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연구를 지원하고, 투자를 늘리고,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처도 취할 예정이며, 그 일환으로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국방 혁신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15억 유로 규모의 새로운 유럽 방위 산업 프로그램을 통해 방위 산업을 준비하기 위한 자금을 지원하고 다음 장기 EU 예산에 대한 방위 수요를 논의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를 포함하여 전 세계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략은 여러 가지 새로운 목표도 제시했다. 2030년까지 유럽연합 국가들은 ▶방위 장비의 최소 40%를 협력하여 구매 ▶국방 조달 예산의 절반 이상을 유럽산 제품에 지출 ▶다른 국가와 거래하지 않고 EU 국가 간에 최소 35% 이상의 방산품을 거래하기로 했다.
유럽 집행위는 유럽 방위산업 전략에 명시된 구체적인 조치를 이행하기 위해 유럽 방위산업 프로그램(EDIP)도 제안했다. EDIP의 목표는 ▶2025~2027년 기간 동안 EU 예산에서 15억 유로의 재정 지원 제공 ▶EDTIB의 경쟁력과 대응력 강화 ▶방산 제품의 가용성 및 공급 보장 ▶우크라이나 방위 산업의 복구, 재건 및 현대화를 위한 우크라이나와의 협력 촉진이다.
하지만 재정 지원 15억 유로는 1월 초 티에리 브레튼 유럽 내수정책 담당 집행위원이 1000억 유로(1090억 달러) 규모의 특별 방위사업 기금을 마련하라는 권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EDIS와 EDIP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의 군사용 하드웨어 의존도를 깨고, 러시아의 위협을 저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것은 매우 어렵다. 단적인 예로 2018~2022년 폴란드가 주문한 신규 장비 계약의 약 56%가 미국 회사와 맺은 것이다. 이 외에도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뒤 지난해 6월까지 EU 회원국들의 무기 획득의 78%가 유럽 이외의 제조업체들과 체결됐다. 그 가운데 미국과 맺은 계약이 63%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에 대한 의존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방위산업 전략이 실현되려면, 회원국들이 국방예산을 증가하고 유럽 업체들에 대한 주문을 늘려야만 한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ㆍ군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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