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잡은 알리… 中 침투에 유통업계 위기감

김성훈 2024. 3. 11.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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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이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에 공식 입점했다.

국내 최대 식품 제조기업이 알리에 입점하며 대규모 할인 행사까지 진행 중이다.

10일 알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K베뉴'에 지난 7일 입점한 CJ제일제당 대표 브랜드인 햇반·비비고 일부 상품이 특별 할인가에 판매됐다.

CJ제일제당의 알리 입점은 쿠팡과의 납품단가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된 것이라 더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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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韓업체 식품으로 확장 중
中 국내 시장 점유율 커질 전망
쿠팡 국내 업체와 화해 가능성
알리익스프레스 광고화면 캡처


CJ제일제당이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에 공식 입점했다. 국내 최대 식품 제조기업이 알리에 입점하며 대규모 할인 행사까지 진행 중이다. 중국산 공산품을 최저가에 팔던 알리가 대형 제조사 입점을 유치하는 등 한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0일 알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K베뉴’에 지난 7일 입점한 CJ제일제당 대표 브랜드인 햇반·비비고 일부 상품이 특별 할인가에 판매됐다. 알리가 국내 기업 입점에 맞춰 쿠폰 발행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기획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식품업계 1위 기업으로 제품 선호도가 높은 CJ제일제당의 입점을 홍보하고, 소비자 유입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프로모션도 과감하게 진행 중이다. 햇반(210g) 24개 묶음은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자사몰 CJ더마켓 판매가보다 21.8% 저렴했다. 비비고 만두 세트 상품과 사골곰탕, 간편식 ‘고메’ 중화요리 상품도 큰 폭으로 할인했다.


알리는 국내 기업 상품들로 구성된 ‘K베뉴’ 카테고리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무료배송을 강점으로 내세웠고 보통 사흘 안에 배송이 완료된다. 가공식품, 생활용품은 물론 신선식품과 가전제품도 판매된다. 알리는 국내 업체들에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광고를 해주는 방식으로 판매자들을 적극 입점시키고 있다. 신뢰도 높은 사업자들이 입점하면 알리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짝퉁’ 이미지를 벗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의 알리 입점은 쿠팡과의 납품단가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된 것이라 더 관심이 모인다. CJ제일제당은 2022년부터 수수료율 문제로 쿠팡 직매입에서 빠졌다. 두 회사의 갈등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알리가 CJ대한통운과 물류에서도 협력하기로 한 만큼 쿠팡에 대한 견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반면 쿠팡이 알리를 견제하기 위해 CJ제일제당과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생활건강의 쿠팡 재입점 시점이 공교롭게도 ‘LG생건 브랜드의 알리 입점’ 이후였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과 쿠팡은 2019년부터 갈등을 빚어오며 직매입 거래를 중단했었다.

알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더 커질 전망이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는 지난달 818만명의 월간활성화사용자수(MAU)를 기록해 쿠팡에 이어 온라인 쇼핑몰 중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G마켓을 제치고 3위에 오른 뒤 4개월 만에 11번가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체로선 파격 혜택을 주는 알리에 입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알리가 자본력을 동원해 가격 경쟁을 벌인다면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버티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알리 등 중국 플랫폼은 가품 논란·개인정보보호 미준수에 대한 의혹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정부는 조만간 ‘해외직구 종합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방침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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