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 우크라戰에서 뭘 배워야 하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22년 2월에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넘게 진행 중이다.
하지만 러시아가 장기 소모전으로 전환해 우크라이나의 병력 손실을 극대화하는 양상이라 전쟁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종결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현재의 전세는 사실상 전쟁 종결 과정에 진입했고 서방의 대대적인 지원 없이는 우크라이나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급격히 심화하는 북·중·러 밀착, 특히 북·러 간 군사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체 같은 무기 기술 거래는 한국의 안보에 큰 악재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2년 2월에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넘게 진행 중이다. 전황은 교착상태다. 대다수 전문가는 이 전쟁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결코 이길 수 없고, 러시아는 질 수 없는 전쟁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러시아가 장기 소모전으로 전환해 우크라이나의 병력 손실을 극대화하는 양상이라 전쟁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종결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현재의 전세는 사실상 전쟁 종결 과정에 진입했고 서방의 대대적인 지원 없이는 우크라이나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도 완전한 승리를 거두기 어렵다. 현재 점령지를 빼앗고 끝난다 해도 이는 상처뿐인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전쟁의 새로운 양상도 주목할 만하다. 무기체계 면에서 전차, 함정, 공군기 같은 전통적 플랫폼의 효용성이 저하됐지만 드론, 미사일의 효용성은 크게 증대됐음이 입증됐다. 국제정치 면에서는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의 가입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도와는 달리 나토는 오히려 확대됐다. 전쟁으로 유럽인들의 안보의식은 근본적으로 변했다. 유럽 어느 나라도 러시아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러시아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유럽인들은 오랜 논의를 거쳐 정립된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같은 다자안보 메커니즘의 붕괴를 우려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한반도는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의 간접 당사자다. 남북한은 현재 우크라이나에 가장 많은 탄약과 무기를 제공하는 국가가 됐다. 155㎜탄의 경우 북한이 대략 150만발, 한국이 미국을 거쳐 100만발가량을 제공했다고 한다. 더 중요한 이유는 지금은 지구상 어느 나라도 다른 지역의 분쟁이나 전쟁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홍해, 대만해협, 한반도까지 글로벌 발화점들이 갈수록 서로 연결되고 영향을 미친다. 파편화와 진영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세계질서의 새로운 양상이다. 미국 중심의 질서 약화, 아직 새로운 패권은 부재한 궐위의 시대 징후가 세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급격히 심화하는 북·중·러 밀착, 특히 북·러 간 군사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체 같은 무기 기술 거래는 한국의 안보에 큰 악재다. 이처럼 우크라이나에서 시작된 국제질서의 균열은 대만해협을 지나 한반도까지 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다중적 안보 불안 및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강력과 연대라는 두 축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정·지경학적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큰 시대에 결국 믿을 건 자강력뿐이다. 그와 함께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한 자유민주 진영의 굳건한 연대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중요하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동맹만 믿고 있을 수는 없게 됐다. 트럼프 2기는 1기에 비해 동맹국들의 안보 패닉(공황), 핵확산, 무역 붕괴 등 훨씬 큰 파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한국의 외교·안보 정체성과 원칙을 다시 한번 굳건하게 할 때다. 한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러시아로부터 비우호국가로 지정됐다. 북한의 침략을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물리친 한국은 당연히 영토주권의 존중 원칙에 기반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 눈앞의 이익만 따진다면 패전이 확실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해 한·러 관계를 훼손하는 것은 패착이겠지만 국가의 정책이 가치를 배제한 이익 계산만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 한국이 국제적으로 바람직한 질서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비슷한 처지의 유사 입장 국가들과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이상현 세종연구소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민 과일’ 사과의 위기… 수입금지에 재배도 줄어
- 비례대표 지지율 15%…힘 받은 조국, 지역구 출마도 검토
- “직원들, 1시간 넘게 딴짓”… 주4일제는 ‘동상이몽’
- “속옷만 입은 여성이”… 日 자민당 ‘청년파티’에 발칵
- “이게 아닌데”… 간호법 재논의 ‘초강수’에 의협 반발
- “일본 가면 신라면 드시라”…한국인들 울리는 비교 영상
- AI 랠리 탑승 못한 삼성전자, 투자자 박탈감은 커진다
- “롯데리아 너마저” 발길 끊긴 이대앞·신촌 [핫플의 추락①]
- 노부모 연금으로 도박해 빚까지… “부모 유산만 기다려”
- ‘불금 롯데월드’ 통으로 빌렸다…1만 가족 초청한 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