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1-1, 펩과 클롭의 마지막 PL 라이벌전은 가장 뜨거운 무승부로 마무리

김정용 기자 2024. 3. 11.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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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왼쪽),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리버풀과 맨체스터시티의 대결은 골이 없어도 축구 경기가 얼마나 뜨거울 수 있는지 보여줬다. 기록지가 반영하지 못하는 명승부였다.


11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8라운드를 치른 리버풀과 맨시티가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우승 경쟁에 결정적이었던 맞대결이다. 먼저 28라운드를 치른 아스널은 브렌트퍼드를 꺾고 승점 64점에 도달해 있었다. 각각 승점 1점 추가에 그친 리버풀이 승점 64점, 맨시티가 승점 63점이 됐다. 골득실차로 아스널이 선두에 올랐다.


부상자가 많아도 승리를 잘 챙겨 온 홈팀 리버풀은 루이스 디아스, 다윈 누녜스, 하비 엘리어트 스리톱 뒤에 소보슬러이 도미니크, 엔도 와타루, 알렉시스 맥알리스터 중원을 배치했다. 조 고메스, 버질 판다이크, 자렐 콴사, 코너 브래들리 수비진 뒤에 퀴빈 켈러허 골키퍼가 배치됐다.


맨시티는 엘링 홀란을 전방에 세우고 훌리안 알바레스, 케빈 더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 필 포든을 2선에 뒀다.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와 존 스톤스, 수비진 네이선 아케, 마누엘 아칸지, 카일 워커, 골키퍼 에데르송이 후방을 지켰다.


킥오프 직후부터 맨시티가 일방적으로 리버풀 수비를 두들겼다. 전반 2분 맨시티의 빠른 드리블과 패스 연계가 알바레스의 득점 기회로 이어졌지만 왼발 슛을 켈러허가 잘 막아냈다. 8분에는 스루패스를 받은 더브라위너가 슛인 듯 크로스인 듯 절묘한 공을 뛰었는데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이어 더브라위너의 강력한 슛이 선방에 막혔다.


리버풀은 수세에 몰려도 브래들리의 공격가담을 포기하지 않았다. 전반 13분 브래들리의 드리블에 이은 과감한 슛을 시작으로 주로 오른쪽에서 주도권을 회복해나갔다.


전반 19분 리버풀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였다. 누녜스가 수비 배후로 빠져 들어간 뒤 옆으로 내준 공을 디아스가 빈 골대에 밀어넣었지만, 누녜스가 수비진보다 살짝 앞서 있었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뜻밖의 인물 스톤스였다. 전반 23분 맨시티의 완벽한 세트피스가 적중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아케 등이 수비수들을 밀어내며 한 발 뒤에 있던 스톤스가 노마크 상태로 침투했다. 더브라위너가 빠르고 날카로운 땅볼 코너킥을 연결했고, 스톤스가 차 넣었다.


숨가쁘게 득점 기회가 교환됐다. 전반 31분 소보슬러이가 문전으로 침투해 날린 헤딩슛이 살짝 빗나갔다. 36분 더브라위너의 왼발 슛이 수비 맞고 빗나갔다. 39분 홀란이 최전방에서 공을 잡고 역습에 나서자 판다이크가 일대일 대결을 벌엮는데, 홀란이 틈을 만들고 날린 왼발슛은 켈러허가 쉽게 잡아냈다. 41분 디아스가 집념 어린 드리블 후 날카로운 슛을 날리자, 44분 홀란의 전방압박에 이어 알바레스가 슛을 날렸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리버풀이 동점을 만들었다. 압박을 당한 아케가 백패스했는데, 누녜스가 전속력으로 달려와 이를 가로채면서 에데르송의 태클을 받고 넘어졌다. 경고까지 받은 에데르송이 잠시 통증을 호소한 뒤 페널티킥이 이어졌다. 맥알리스터의 빠르고 정확한 킥이 후반 5분 골라인을 통과했다.


후반 10분 실점 상황에서 부상을 입은 에데르송이 빠지고 슈테판 오르테가가 투입됐다. 리버풀은 후반 16분 소보슬러이, 브래들리 대신 간판스타 모하메드 살라와 앤디 로버트슨을 들여보내 역전을 노렸다.


후반 18분 살라가 투입되자마자 위력을 보여줬다. 살라의 대각선 스루패스를 받아 디아스가 엄청난 스피드로 침투했는데, 마무리 슛이 부정확했다. 1분 뒤에는 누녜스의 패스를 디아스가 받았는데, 노마크처럼 보였지만 워커가 순식간에 달라붙어 막았다.


밀리고 있던 맨시티는 후반 24분 알바레스와 더브라위너를 빼고 제레미 도쿠, 마테오 코바치치로 대체했다.


리버풀의 우세는 이어졌고, 후반 27분 로버트슨의 땅볼 크로스에 누녜스가 발을 댔지만 오르테가의 선방에 막혔다. 그리고 잠시 후 맨시티가 행운의 골을 넣을 뻔했다. 크로스를 켈러허가 쳐내려다 코앞의 포든에게 튕겼고, 이 공이 골대를 맞혔다.


루이스 디아스(리버풀). 게티이미지코리아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알렉시스 맥알리스터(리버풀). 게티이미지코리아

후반 31분 누녜스 대신 코디 학포로 리버풀 공격수가 바뀌었다. 리버풀은 여전히 우세했다. 38분 맥알리스터가 뛰어들며 공을 받아 날린 슛이 아깝게 빗나갔다.


후반 44분 도쿠가 왼쪽부터 중앙으로 돌파해 들어가다 날린 왼발슛이 골대를 맞혔다. 이후에도 공방은 눈코뜰 새 없이 이어졌지만 어느 쪽도 골을 넣지 못한 채 경기가 마무리됐다.


이 경기는 빅 매치일 뿐 아니라 지난 8시즌 동안 PL을 대표하는 라이벌이었던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현 소속팀을 이끌고 싸우는 마지막 리그 경기였다. 클롭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난다고 공표한 상황이라 라이벌전의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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